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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중복 게재 학자 학문적 양심 제고 필요
논문 중복 게재 학자 학문적 양심 제고 필요
  • 승인 2007.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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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을 길러내는 교육대 전 총장이 논문 중복 게재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그는 경남 교육계의 수장을 뽑는 교육감선거에 출마한 상황이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권정호 전 진주교대 총장은 조교수 시절이던 지난 1987년 교내 논문집에 이효석 소설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이 포함된 성균관대 박사학위 논문을 89년 부교수 승진자료로 제출해 부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그는 3년 뒤인 92년 이 논문을 제목만 바꿔 국내 저명 학술지에 실은데 이어 94년 교수 승진자료로 또 다시 제출해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논문 이중투고 문제제기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교대 논문집에 실린 논문은 성균관대 박사학위 논문인 ‘이효석 소설연구’를 제출하기 위해 준비한 소논문중 하나로 연구성과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중복 게재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취재과정에서도 진주교대측은 그가 이 논문을 교수 승진자료로 제출한 적은 있으나 부교수 승진 때는 이 논문이 아닌 성균관대 박사학위 취득 당시의 논문을 제출했었다고 밝혀 혼선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여기까지면 논문 재탕이 연구부정행위라는 사실에 둔감한 학계의 고질적인 관행의 하나로 끝날을 지 모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교수 임용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교수들의 연구실적이다. 문제는 심사 때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만 볼 뿐 논문의 내용인 질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학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승진 심사 자체도 문제지만 ‘교수 승진 자체를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것까지 확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부각되고 있는 표절, 중복 게재, 자기표절 등을 볼 때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학자들의 학문적인 양심 제고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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