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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해외시장개척단 “명단 몰라요”
김해시 해외시장개척단 “명단 몰라요”
  • 승인 2007.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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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개척단에 파견된 공무원과 시의원 명단은 밝힐 수 없습니다”

김해시는 지역 업체들에게 수출의 길을 터주고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6일까지 8박9일간의 일정으로 김종간 시장을 단장으로한 24명이 아시아·중동지역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임용택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공무원 등 7명과 16개업체 기업인 17명이 동행했다.

해외시장 개척은 글로발시대에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극히 당연하다. 각 지자체가 해외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김 시장은 취임후 ‘투명한 행정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에 최상의 서비스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번 해외시장 개척단은 김 시장의 의중과는 엇박자를 내는 느낌이 든다.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평소 바쁜 일정을 미루고 열흘 가까이 개척단을 이끌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이번 세일즈 비중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시장 개척단의 공무원 명단을 비밀에 붙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드러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만 키우게 한다.

“그동안 한 번도 명단을 요구하는 언론이 없어 공개를 할 수 없다”는 시 관계자의 궁색한 변명을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뿐만 아니고 김해시의 이번 해외시장 개척은 석연찮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시장과 의장이 한꺼번에 해외 나들이를 하는 동안 김해서는 대표적 문화 행사인 분청도자기 축제와 진영단감 축제가 겹친다. 참여 업체와 농민들을 감안하면 경제적인 면에서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김해지역의 주요 산업이다. 또 인근 부산에서는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한국인 기업인들을 초청해 제6차 세계한상대회를 열고 있다.

지역 행사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서 김해시가 탄력적으로 시장개척 일정을 조정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의 효율성을 따지자면 세계한상대회에 김해지역 기업 세일즈를 하는 것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방에 찾아 온 고객들을 제쳐두고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경제성을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부산 영도구가 지난달 31일 제6차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재외동포 기업가를 상대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여는 발 빠른 움직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30일 분청도자기 축제 개막식은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빠진 채 진행됐다. 2일 열리는 진영단감 축제도 같은 처지다.

이 때문에 행사를 주관한 도예인과 시민들은 “지역문화를 소홀히 여기는 것이 아니냐”며 반쪽행사를 우려하는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궁색하게 시장개척단의 명단까지 숨겨가며 해외시장을 전전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실속있는 시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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