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7:45 (금)
이정표 세워주신 그리운 선배님
이정표 세워주신 그리운 선배님
  • 승인 2007.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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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를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선택한 직업이 경찰이었다.

그 전부터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호는 했지만 정작 경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나는 교육기관에서 배운 대로 법을 집행하면 다되는 줄 알고 겁 없이 근무에 열중했었다.

그런 원칙에 근거한 법집행만이 경찰의 임무라 여기던 나의 생각을 단 숨에 바꾸게 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새로운 소장님이 부임을 하면서부터였다.

그 분은 평소 경찰관이 법을 우선적으로 집행하다보니 사고가 경직되어 있으며 업무 외에 세상물정을 몰라 제3의 피해자를 만들기 십상이니 이를 경계하기 위해서는 인간 본래의 선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간직해야만 국민들의 아픔을 감싸 안을 수 있으므로 선한 감성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는 당부를 자주 하셨다.

그 분은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학력과 잘 나가는 동기들이 수도 없었으나 그들을 부러워하거나 위축되지 않으셨다.

맡은바 소임을 다하는 것이 나의 본분인데 그 무엇을 부러워하고 부끄러워한단 말인가? 라는 것이 그 분의 지론이셨다.

그 분은 뭣 모르던 나에게 경찰관으로서의 반듯한 이정표를 세워 주신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없이 부족하고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이 없지만 ‘너는 너 자체로서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이므로 먼저 너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가슴에 담아 성의를 다해 그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수양하라’고 하신 그립고도 고마우신 선배님의 말씀이 아직도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메아리 치고 있다.

<함양경찰서장 우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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