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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최고무(最高舞) 김수악씨 병상 인터뷰
강산 최고무(最高舞) 김수악씨 병상 인터뷰
  • 승인 2007.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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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없는 춤은 예술이 아니다”
“춤은 마음, 정신, 인내, 공력, 한(恨), 멋, 혼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특히 혼이 없는 춤은 예술이 아닙니다”

잘못된 한 제자와의 악연으로 10년 동안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고초를 겪고, 그 충격으로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영남 제일의 만능엔터테이너 춘당(春堂) 김수악(사진)씨는 병상에 누워서도 춤에 대한 열정과 우리네 문화재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전했다.

‘김수악 구음이면 헛간의 도리깨도 춤추고, 김수악 앞에만 갔다 오면 춤이 달라진다’는 전설적인 춤꾼. 지난 4일 오후 진주 엠마우스 요양병원에서 아들, 며느리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는 전설을 만났다.

힘들게 몸을 추스르며 병상에 앉는 그이지만 하얀 백발 가득한 평생 춤꾼의 해맑은 미소는 여전했다.

먼저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이 내려졌지만 지난 10년 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정의는 언제나 승리하는 법”이라면서도 “좋지 못한 모양새를 세상에 보여 부끄럽기만 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예술과 문화재를 제대로 알지도 목하고 욕심만 부리면서 일을 거꾸로 진행, 남의 무형문화재를 갈취하려 한 정씨에게 분노를 느낀다”며 “우리나라에 중요한 문화유산을 남기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도에서도 도와주질 못할망정 잘못된 행정으로 이런 피해를 입게 만들었냐”며 성토했다.

이어 “문화재는 원형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전수돼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그는 “‘무형문화재’라는 명칭은 쉽게 얻는 것이 아니다. 오랜 노력이 없이는 절대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술은 마음, 정신, 인내, 공력, 한(恨), 멋, 혼, 이 7가지가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며 “특히 혼이 없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며 병상에 누워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전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끝으로 제자들에 대해 “내가 죽고 없으면 누구한테 배우겠냐”며 “오랫동안 고통을 잘 참고 기다려준 제자들이 너무 고맙기만 하다”며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오는 25, 26일 양일간 경남문화예술회관 대 연습실에서 열리는 그의 전통춤 강습회를 위해 그는 80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도 병상에서 몸을 추스르고는 춤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또 다시 무대 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전설적인 영남 제일의 춤꾼, 그가 걸어가는 무형문화재 원형 보존과 전승의 길이 얼마나 험난하며 끝이 없는 것인가를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 김수악 약력
* 1926년 5자매중 둘째로 출생(함양)
*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12호 진주검무 기능보유자 지정
* 1969년 목포 유달국악원 지도교수
* 1971년 광주호남국악원 지도교수
* 1973년 김수악민속예술학원장
* 1975년 경성대 기악강사
* 1977년 진주시립국악원 전임지도교수
* 1983년 한국국악협회 경남지회 진주시 지부장
* 1986년 진주시립국악학교 지도교수
* 1997년 경남무형문화재 제 21호 진주교방굿거리춤 기능보유자 지정
* 수상 : 경남도문화상, 진주시문화상, 대한민국사회교육문화상 금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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