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 23:41 (목)
건강과의료
건강과의료
  • 승인 2007.06.1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 (Restless Leg Syndrome)
까무잡잡한 피부의 65세 촌로께서 진료실로 들어섰다.

걸음걸이에 별 다른 문제는 보이시지 않았지만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에 “머리가 아파 죽겠어…”라고 시작하시는 말씀에 구음장애가 동반되어 있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요약하면 평소에도 두통이 있어서 약 2개월 전에 개인적으로 시술하는 벌침을 맞으러 다니시다가 아나필락시스(심한 형태의 급성 알러지의 일종)에 의한 쇼크로 저산소성 뇌손상에 빠져 3차 의료기관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고서 겨우 의식을 회복하였으며 이후에도 두통 지속되어 신경과 진료를 위해 내원한 것이었다.

두통 환자에게는 수면 형태도 중요하여 ‘잠을 잘 주무시냐?’는 질문에 잠이 들려고 할 때 다리에 손톱으로 긁는 듯한 통증이 있어서 여간 잠들기가 쉽지 않다고 하였다.

그럴 때는 다리를 몇 번 움직이곤 하면 다시 낳아지지만 다시 잠이 들라고 하면 증상이 반복된다고 한다. 뒤에서 찬찬히 보고 계시던 할머니께서 한 마디 거드신다. “저 양반은 자다가도 다리를 갑자기 오므렸다가 폈다가를 해서 옆에서 자는 내가 놀래서 한번씩 일어나요. 근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물어보면 몰라요.”

하지불안증후군(RLS, Restless Leg Syndrome) 드물지 않게 진료실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수면장애 중의 하나이다.

위 환자의 경우처럼 입면에 즈음해서 하지에 뭔가 기어가는 듯한 혹은 날카로운 것으로 긁는 듯한 통증으로 인해 잠들기에 심한 방해를 받는다.

이런 불쾌감은 다리를 움직이면 호전되며,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려 해도 궁극적으로 다리를 움직이게 되어 입면을 어렵게 만든다.

이런 환자는 대개 ‘주기적 사지운동증(PLMS, Periodic Limb Movements of Sleep)’을 동반하게 되는데 (역으로 PLMS환자는 RLS을 없이 사지운동증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얕은 수면 중에 주로 엄지발가락의 신전과 발목의 발등 쪽으로 굴전하는 양상을 보이며 가끔씩 무릎관절이나 고관절의 굴전을 동반하기고 한다.

환자가 인식하기도 하지만 본인은 모르는 경우도 많고 인식하는 경우에는 잠에서 자주 깨어나게 되어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대개 양성 질환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요독증 등에 의한 말초신경병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그 외에도 철분이나 엽산 결핍, 파킨슨병, 척수질환, 및 기타 말초신경손상이 원인인 경우가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 후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질환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카페인, 항우울제, 기타 정신분열증 약물 등이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여야 하며, 대개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으므로 증상이 의심스러우면 진료 후 치료를 받으면 숙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산 삼성병원 신경과 이경수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