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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베어벡호, 예멘에 패배
구멍뚫린 베어벡호, 예멘에 패배
  • 승인 2007.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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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베이징올림픽 2차예선 원정경기서 0:1로 져
한국 축구가 중동의 복병 예멘에 의외의 일격을 얻어맞아 올림픽 예선 연승 행진을 멈췄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6일 밤(한국시간) 예멘 사나의 알리 알-무젠 모레시 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2차예선 F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예멘의 역습에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졌다.

이미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4연승 뒤에 첫 패배를 안았다.

예멘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의 약체. 결과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실망을 안겨준 한 판이었다.

한국 축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인 1999년 11월 바레인전부터 이어온 올림픽 예선 13연승 행진을 마감했고 1992년 1월 카타르전 패배 이후 지켜온 올림픽 예선 원정 무패(17경기) 기록도 15년 만에 날려보냈다.

박주영, 백지훈이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빠지는 등 주전들이 원정에 동행하지 못해 그동안 벤치를 지키던 멤버들에게 기회를 준 베어벡 감독의 카드는 총체적인 실패로 끝났다.

해발 2,300m 고지에다 짧은 원정 적응 기간, 울퉁불퉁한 그라운드가 태극전사들의 발목을 잡아챈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림픽호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195㎝의 장신 심우연을 전방에 세우고 한동원, 김승용을 처진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 이근호와 백승민을 좌겳?측면에 배치한 올림픽팀은 초반부터 몸이 무거운 듯 상대를 제대로 밀어붙이지 못했다.

전반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무력했다.

김승용이 전반 16분과 34, 35분 프리킥과 중거리포로 세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과 거리가 멀었다.

전반 37분 김승용이 밀집 수비 속에서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고 때린 슛이 골 포스트를 빗나간 게 그나마 위협적이었다.

결국 구멍뚫린 수비진이 문제였다.

초반 기습 중거리포를 노려본 예멘은 전반 40분 딱 한 차례 기회를 잡았고 그대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하프라인에서 볼을 끊어낸 예멘은 문전으로 쇄도한 야세르 바사예에게 공간을 열어줬고 바사예는 수비벽이 무너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가슴으로 트래핑을 한 다음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을 꽂아 송유걸이 지키던 한국의 네트를 갈랐다.

중앙 수비수 강민수, 김태윤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수비수들이 한 쪽으로 몰려 공간을 내준 탓이었다.

한국은 후반 양동현을 투입해 투톱으로 포메이션을 바꿔봤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19분 한동원의 슈팅과 이어진 시저스킥 시도는 정확히 맞지 않았고 30분 혼전 중 골키퍼가 펀칭한 볼을 수비수 김태윤이 차넣었지만 골키퍼에 대한 반칙이 먼저 선언됐다.

베어벡호는 후반에도 예멘의 역습에 세 차례 위기를 맞았다. 인저리타임까지 펼친 막판 파상 공세도 결정력이 떨어졌다.

탈락이 확정된 예멘은 4전 전패 뒤에 첫 승을 올렸다.

한국은 다음 달 6일 국내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차예선 최종전을 벌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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