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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재갈’ 물리려는 의령군
언론에 ‘재갈’ 물리려는 의령군
  • 승인 2007.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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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청 사무관(5급) 이상 실세 공무원들이 군수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위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어 호된 여론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이 아무개 문화체육과장이 군청 프레스센터를 방문, 도내 4대 일간지 중 경남매일과 또 다른 한 신문사(기자)를 지칭하면서 “군정 홍보기사보다 비판기사를 다른 신문에 비해 많이 쓰고 있다”며 “참모회의에서 이들 두 신문에 대해 앞으로 광고료 등을 차등 대접하도록 결정했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다른 한 공무원은 “나머지 두 신문사의 기자는 군 행정에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비판 기사를 쓰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를 쓰는 기자에게는 재갈을, 반대로 그것을 충족 시켜주는 기자에게는 알사탕을 주겠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현재까지 ‘잘 써주는’ 두 기자도 앞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우회적 협박(?)인 셈이다.

의령군청이 올해들어 지난 3월까지의 비판기사 집계는 이 과장이 지칭한 두 신문사 중 경남매일이 23건, 또다른 한 신문이 1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비판 기사는 각종 문제 제기, 생활 불편 개선, 혈세 부당 사용, 업무 착오, 각종 비리, 불법, 결탁 등으로 조직 내부 및 군민 제보를 공론화시킨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사실을 최고결재권자인 김채용 군수는 모르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간부들의 과잉충성 경쟁이 군수의 눈과 귀를 가렸다는 지적이다.

이에 군민들은 “민선 3기 시절에는 눈치만 보던 일부 실세들이 이제는 언론과 군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만의 세상을 구축 하겠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청 홍보담당 과장은 이같이 여론이 비등하자 “홍보 기사를 잘 써주는 기자 2명에게 개인 돈으로 술과 밥을 사고 있다”는 대답으로 수습에 나섰다. 자주 사다보면 월급이 날아갈 판인데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청 직원이 “모든 공무원은 국민들의 천금같은 혈세를 받고 있다”고 강조한 점을 각인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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