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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저성장 시대 오나
고물가 저성장 시대 오나
  • 승인 2007.03.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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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전세계 자산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화두는 ‘저물가-고성장’이었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상품가격이 폭등에 폭등을 거듭해도 물가 문제가 야기되지 않았다.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돈이 넘치는 반면 중국발 디플레로 수출입 공산품의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 실질 성장에 있어 최고의 환경이 조성됐다.

IT버블 붕괴의 경험을 잊지 못하는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외면하고 생산 코스트를 낮추기 위해 저임금 국가로 아웃소싱을 확대하자 기업 이익은 승수효과를 내며 높아졌다.

갈곳없는 돈이 넘치자 기업들은 사상최고치 주가 수준에서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배당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펀드는 국내외 및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가입만해도 평가익에 흐뭇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란 것이 하늘에서 새롭게 뚝 떨어질 수는 없는 법. 확장국면을 넘어 피크를 치면 수축기로 돌아서고 저점까지 빠지는 경기 순환 사이클은 그 주기의 장단의 문제일 뿐 어느 곳에서도 항상 적용된다.

이 진리를 망각한 대가는 반드시 치루기 마련인데 이제 원치 않더라도 그 국면이 시작됐다.

실질임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부의 효과로 즐기던 미국인들은 백악관과 행정부를 제외한 실질적인 정권을 민주당에게 몰아주면서 노동비용 상승의 신호탄을 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최저임금을 올렸으며 감세 연장에 대해 공화당과 달리 부정적인 입장이다.

수년간 두자릿수 이익증가율을 유지했던 미국 기업은 마침내 한자릿수 이익 전망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서브프라임 부실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하면서 불량 모기지 증권 보유로 떼돈을 벌었던 헤지펀드나 투자은행의 손실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돈을 벌어보겠다고 주택 매수에 나섰던 미국인들이 부채를 상환하기는 커녕 집마저 압류당하면서 졸지에 신용불량자 및 파산자로 전락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중국은 전인대를 마치자마자 금리를 인상했다. 현재까지의 지준율 및 금리 인상이 중국의 전반적인 유동성을 위축시키는 수준에는 한참 멀었지만 정책방향 지표로써 심리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

한국은 올해내내 여러가지 문제로 시끄러울 것이다. 대선은 연말까지 중심축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며 그 대선을 노린 갖가지 술수가 판을 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작년까지는 맛보기였던 종부세 폭탄이 실제로 터진다.

800만원까지는 까짓 것 낼 수 있다 치더라도 2,400만원은 청와대나 정부의 말처럼 싫으면 집팔고 싼 동네로 가면 된다는 얘기로 넘어갈 성질이 아니다.

육류, 야채, 과일 가릴 것 없이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가 좀처럼 낮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의 소비여력이 급감하게 되면 성장엔진은 급속히 냉각될 것이다.

한국 주축 기업의 장래가 아주 불투명한 상태에서 전세계에서 불고 있는 고물가-저성장의 바람을 타게 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맹독을 내뿜게 될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자산시장에 독인데 자산시장이 끝난다면 원.달러 방향은 명확해진다. 원화가 안전자산인지 아닌지 구분한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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