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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지리산고교 첫 졸업식 하던 날
산청 지리산고교 첫 졸업식 하던 날
  • 승인 2007.0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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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의 천사’가 배출한 영광의 졸업생들
졸업생은 불과 14명 … 축하 손님은 200여명 ‘북적’
졸업생·지인 등 ‘천원의 천사’ 결성 봉사단 발대식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모아 산청군 단성면 호리에 설립한 지리산 고등학교(교장 박해성)가 환희와 기쁨 그리고 이별의 서러움이 교차하는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지난 10일 오후 지리산 고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단성면 호리마을 일대는 평소에 보지 못하던 승용차들과 군악대 등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을 보여 무엇인가 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직감케 했다.

이날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꿈꾸지도 못하던 학생들이 지리산 고등학교라는 학교에 입학, 영광스런 졸업식을 하는 날이였다.

지리산 고등학교는 지난 2004년 전국 각지에서 어려운 가정형편이지만 학비 걱정없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가득 안고 끝까지 학업을 이어가겠다는 결연한 각호를 다지며 작지만 큰 학교인 이곳을 찾아온 첫 입학생들을 맞이했다.

그후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14명의 학생들이 불우한 환경을 딛고 고교 3년 과정을 마치고 이날 영광의 졸업식을 하게 된것이다.

이날 졸업식에는 역경을 이겨내고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비롯 이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기관사회단체, 그리고 지역주민들까지 함께 어우러져 졸업생은 비록 14명이었지만 축하 손님들은 200여명에 달하는 행사를 했다.

이날 14명의 학생들이 학비 걱정없이 영광의 졸업식을 하게된 뒤에는 전국에서 500여명에 이르는 ‘만원 천사’라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

만원의 천사라는 이름의 후원자들은 매달 한사람이 1만원씩의 후원금을 이 학교에 보내고 이 후원금으로 운영돼 온 지리산 고등학교는 부족한 것은 많아도 이날 졸업식 만큼은 전국에서 가장 따뜻한 학교가 됐다.

후원자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하나 배움의 열망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꾼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이러한 후원자들의 뜻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날 졸업한 14명의 학생전원이 부산대학교를 비롯해 대학에 진학하며 후원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날 졸업식은 학교장이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면서 사회를 맡은 선생이 학생 한사람 한사람의 성격과 좋은 점 등을 소개하자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졸업생 가운데 제일 먼저 졸업장을 받은 김지연 학생은 졸업장을 받는 순간 지난 3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생각하며 그동안 참아오던 울음을 터트려 참석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또 졸업생 모두가 학교 인근 주민들 가운데 독거노인들에게 선물을 전달해 노인공경과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마음도 함께 간직토록 하는 산교육장의 장이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만원의 천사들이 보내준 후원금으로 고교3년 과정을 무사히 마친 졸업생들과 이웃 사랑을 실천코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날 천원의 천사들 모임인 지리산 고등학교 이웃사랑 나눔회 봉사단 발대식도 함께 개최했다.

이웃 사랑 나눔회 봉사단은 지리산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도 이 학교에서 새기고 익혔던 봉사하는 마음을 늘 가다듬고 어디에 있든 늘 봉사하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데 토대가 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앞으로 매달 1,000원씩의 기금을 모아 한달에 한번씩 불우시설과 독거노인들을 방문, 이웃 사랑을 실천할 계획이다.

또 이날 재학생들에게도 큰 선물이 주어졌다.

그동안 여학생들의 기숙사가 변변찮아 여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대한주택공사에서 1억2,000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여학생 전용 기숙사를 건립, 준공식도 함께 개최해 재학생들에게는 더 큰 기쁨이 되기도 했다.

올해 부산대학교 행정복지학과에 진학한 김지연 학생은 “학교에 입학 할 때는 가정이 어려워 힘들기도 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에 진출하는 만큼 그 뜻을 또다른 사회에 되돌려주는 성숙한 국민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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