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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前 대통령 피노체트 사망
칠레 前 대통령 피노체트 사망
  • 승인 2006.12.1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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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집권 17년간 독재 약 3000명 살해·행방불명
지난 73-90년 칠레를 철권통치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91)가 10일(현지시간) 급성 심부전으로 산티아고의 병원에서 사망했다.

피노체트는 군사독재 치하기간 약 3000명이 살해되거나 행방불명되면서 악명을 떨쳤다.

반면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을 쿠데타로 전복시킨 뒤 경제를 재건한 지도자로서 피노체트를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장기간 칠레 국론 분열의 중심에 서왔다.

피노체트는 지난 수년간은 군사정권에서 자행된 인권침해 등으로 고발돼 재판을 받아왔다.

현지 TV 방송에 따르면 피노체트의 유체가 안치된 병원 앞에선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국가를 부르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산티아고 시내의 도로 곳곳에는 '독재자'의 사망을 축하하는 시민들이 모여 칠레를 공포의 도가니 속에 빠지게 한 그에게 재차 저주를 퍼붓고 있다.

피노체트는 지난 3일 심근경색과 폐수종 증세를 보이면서 군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그는 18세에 입대한 이래 줄곧 군인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73년 9월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린 직후 군사평의회 의장에 취임했고 다음해엔 대통령에 올랐다.

대통령으로서 피노체트는 계엄령을 선포해 국회를 폐쇄하고 정치활동을 제한하면서 철저한 좌파 세력에 대한 탄압정책을 시행했다. 90년 민주화 후 정부가 군정시대의 학살과 인권침해 등을 조사한 결과 약 300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3만명이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지 세력의 비호와 옹호로 피노체트는 종신 상원의원으로서 면책특권을 부여받고 '과거사'에 대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98년 10월 요양을 하던 런던에서 영국 사법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피노체트 군정시대의 학살 피해자 가운데 스페인인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스페인 정부가 국제수배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2000년 3월 건강상 사유로 석방돼 칠레로 귀국했고 바로 약 300건의 사건으로 기소되면서 사법절차를 밟아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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