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제’ 매각노력 ‘도루묵’ 되지 않아야
‘마레제’ 매각노력 ‘도루묵’ 되지 않아야
  • 승인 2006.11.2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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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14대 임금이었던 선조가 임진왜란 때 피난을 떠나며 먹을 것이 궁하자 한 어부가 ‘묵’이라는 물고기를 바쳤다. 무척 시장했던 선조는 가릴 것 없이 먹어보고는 너무 맛이 좋아 이 물고기에 ‘은어(銀魚)’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그런데 임진왜란이 끝나 궁궐에 돌아온 선조임금은 ‘은어’가 생각나 다시 먹어보니 옛맛이 아니라 “도로 묵이라고 불러라”고 말했다. 도로묵은 시간이 흐르면서 도루묵이 됐고 노력을 기울인 보람도 없이 헛되게 되는 일을 ‘도루묵’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설화가 있다.

진주마레제백화점(이하 마레제)의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채권자들의 매각노력이 ‘도루묵’이 될 위기에 처했다.

마레제를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미국계 펀드 라쌀의 요구조건들이 조각그림처럼 맞춰지고 있는 형국이지만 임차인단이 라쌀의 요구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투자금액을 100%, 아니 그 이상의 금액을 받아야겠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는 임차인들이다.

물론, 이들의 주장도 전혀 타당성이 없지 않다. 자유경제시대에 개인의 채무·채권관계에 대해 어떤 이도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이미 전세설정금액의 80%만을 돌려받는 것에 합의하고 매각 동의서를 제출한 임차인들의 마음을 이해했으면 한다.

임차인단의 한 관계자는 매각동의를 아직 하지 않은 임차인을 납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는 말로 절박한 심정을 대신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마레제와 얽히고 설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의 임차인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방법은 없지만 투자금액의 80%만을 건져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이들의 노력이 소수의 의견 때문에 ‘도루묵’이 되는 경우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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