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8:31 (금)
냉온탕 금리논쟁… 주목받는 ‘韓銀 뚝심’
냉온탕 금리논쟁… 주목받는 ‘韓銀 뚝심’
  • 승인 2006.11.07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까지는 금리 인하 여부로 시끄럽더니 이번주에는 인상이 화두네요”

통화정책을 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이 ‘인하여부’에서 ‘인상여부’으로 급작스럽게 옮겨갔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더니 집값이 급등하자 되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부각되고 있는 것.

그러나 정작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시각은 지난 8월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큰 변화없이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처럼 중앙은행의 ‘뚝심’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래서다.

7일 한국은행,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들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 의지를 강조했고, 국정홍보처도 때마침 국정브리핑을 통해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을 들고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집값 불안의 한 원인으로 ‘금융’을 지목하기도 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 여부 보다 인하 여부가 논쟁거리가 됐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이는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확대 재생산됐다. 경기 부양론은 정부의 또다른 한축인 재정경제부와 여당이 주도했다.

금리 논쟁이 계속되면서 눈길은 자연스럽게 한은 금통위로 쏠리고 있다. 그렇지만 금통위의 시각은 지난 8월 마지막 인상 이후 큰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총재는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콜금리 목표간 괴리를 좁히는 노력은 상당한 정도로 진정됐다”며 “앞으로의 통화정책시 경기 및 물가 등 여러 변수들을 면밀히 관찰해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되 경기와 물가 등을 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이성태 총재가 부산대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균형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연 6~8% 수준은 돼야 하며 콜금리가 4~5%에 불과하다는 것은 문제”라고 밝힌 것도 당장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기 보다 일방적인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한은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라는 해석에 더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급작스럽게 금리 인상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한은이 당장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달 금통위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더라도 실제로 금리 인상에 착수하는 시기는 경기 논란이 보다 명확하게 정리되고 난 후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는 이 총재가 “부동산 가격만을 보고 통화정책을 쓸 수는 없다”고 여러차례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물론 한은이 현재의 금리 수준이 높은 편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시각을 유지해온 만큼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생각보다 빨리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