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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임시국회, ‘바다’ 빠져 실종위기
8월 임시국회, ‘바다’ 빠져 실종위기
  • 승인 2006.08.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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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임시국회가 실종될 위기에 처했다. 사행성 성인오락게임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논란에 ‘민생국회’라는 애초 소집목표를 상실한 채 좌초 직전의 상황까지 내몰린 것이다.

당초 여야는 재산세 감면을 위해 지방세법을 개정하는 등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8월 임시국회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회기를 하루 남겨둔 28일 현재 여야간 이견으로 인해 민생법안 처리는 불투명하고 정부 각 부처에 대한 결산도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국회가 표류하고 있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지난 27일 지방세법 개정 관련 브리핑에서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가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한나라당의 정략적 행태 때문에 민생이 짓밟혀도 되는 것인지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노 부대표는 “한나라당은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으로) 지자체의 세수 보전이 불확실하니까 국세를 지방세로 바꾸든지 아니면 새로운 입법을 통해서 세수 보전을 제도화하라고 한다”며 “한쪽에서는 세수를 감면하라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증세를 해서 지자체의 세수를 보전하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중플레이”라고 꼬집었다.

이보다 이틀 앞선 25일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취득세와 등록세 인하로 발생할 지방세수 부족분을 국세로 보전해주지 않을 경우 8월 임시국회 회기 중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한나라당 공보부대표는 27일 “여당이 지방세는 감면하자고 하면서 지방세수 보전책은 마련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략적”라며 “한나라당은 지방세수 감소분 보전 대책이 없으면 법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 문제를 놓고 여론은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감세를 주장해 온 한나라당이 감세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입증하는 듯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여야간 합의를 지켜 개정안을 처리하라”는 항의성 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외견상 한나라당이 역풍을 맞는 모양새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치권 전체가 지방세법 개정을 둘러싼 여론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8월 임시국회는 별 소득없이 문을 닫아 국민의 질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여야 정치권은 민생국회, 감세국회를 표방하면서 8월 임시국회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국회 첫날인 21일부터 사행성 성인오락게임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의혹제기 등 정치공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 마디로 바다이야기 정국이 펼쳐진 셈이다. 여야간 대격돌은 문광위로 이어져 관련 논란은 확대 재생산됐다.

여기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 경질 문제, 정부산하기관에 대한 낙하산식 인사 등의 사안이 더해지면서 여야간 이전투구는 그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국회 본연의 기능은 상실되고 말았다.

지방세법 개정안 외에 △부도임대아파트 입주자를 구제하는 임대주택법 개정안 △안마사들의 생존과 직결된 의료법 개정안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수해복구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처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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