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1:04 (목)
대표팀 졸전…왜?
대표팀 졸전…왜?
  • 승인 2006.08.17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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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숙제 남긴 베어벡호 데뷔전
기대를 모았던 지난 16일 베어벡호의 데뷔전.

약체 대만을 상대로 낙승이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양상은 판이하게 달랐다. 한국은 미드필드진을 '역삼각' 형태로 두며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을 구축하고 대만을 시종 압박했지만 고작 '3골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대만의 밀집수비 극복의 해법으로 삼은 측면 공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4-4-2 형태로 서다 수세에 몰릴 때 6-3-1로 변하는 대만의 변칙 플레이에 휘말려 한국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다.

90분 내내 한국의 플레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중원을 장악한 채 강하게 문전을 두드렸지만 스트라이커 후앙 웨이이만을 제외하고 전원을 하프라인 아래로 내린 대만의 밀집수비에 걸려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다.

중앙에 상대 수비가 잔뜩 몰려있어 측면으로 볼을 이동시키는 것은 적절했으나 너무 이천수에게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단 중앙에서 볼을 차단하면 곧바로 오른쪽 사이드로 길게 넘겨 이천수의 주력을 활용하려 했다.

스리톱 꼭지점으로 나서 '타깃맨' 역할을 수행한 정조국은 팀의 두번째 득점을 성공시켰지만 전반적인 몸놀림은 썩 좋지 못했다.

정조국은 중앙에 머무르지 않고 좌우로 크게 흔들어주며 측면과 제2선에서 문전으로 파고들 공간을 열어줘야 했으나 문전에서 '포스트'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

안정환 역시 마찬가지.
후반 21분 부상으로 빠진 이천수를 대신해 박주영이 투입돼 안정환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지만, 믿었던 박주영마저 부진해 이번에는 양 측면이 모두 풀리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져왔다.

경기후 베어벡 감독도 안정환이 부진해 김두현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며 효율적인 좌우 밸런스를 크게 아쉬워했다.

미드필드도 공격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이을용-김남일-김정우로 구성된 선발 라인업 중앙 미드필드진은 솔직히 아무런 역할도 해주지 못했다.

J리그에서 종종 득점을 올리기도 했던 수비형 미들맨 김정우는 베어벡 감독이 원했던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확실히 부족했고, 김정우와 같은 역할을 했던 이을용도 활발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들은 제2선 공격수로 좌우 윙 포워드가 측면을 파고들 때 적절히 중앙을 침투해 대만 수비를 끌고다니며 교란시켜야 했으나 서로의 위치가 자주 겹쳤고, 언제 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지 임무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다.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이 안정환 대신 투입돼 4-4-2로 전환했어도 양상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김두현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나름대로 활발히 움직였지만 동료들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효과적인 공격을 풀어가는 데 애를 먹었다.

그나마 주장 김남일이 포백 수비진 바로 앞에서 적절히 공격을 차단해 제 몫을 해냈던 게 유일한 위안거리.

딱히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던 수비진을 제외하고 전 포지션에 걸쳐 엇박자만 났던 답답한 경기는 다행히 한국의 3:0 승리로 끝났지만 여러모로 숙제를 잔뜩 남겼던 한판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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