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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흥행기록 만큼 완벽한 영화인가 ?
괴물, 흥행기록 만큼 완벽한 영화인가 ?
  • 승인 2006.08.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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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감정 표적화·개성없는 괴물 등 균형 안맞아 지적
영화 ‘괴물’이 온갖 흥행기록을 먹어치우고 있다.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괴물’의 위력은 연출자 봉준호 감독에 대한 신뢰에서 기인한다. 봉감독은 ‘플란다스의 개’로 비평적 지지기반을, ‘살인의 추억’을 통해 상업적 능력까지 검증받았다. ‘괴물’ TV 광고가 칸영화제에서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봉감독의 모습을 오프닝 컷으로 썼을 정도다.

봉감독의 장점은 감정의 복합성, 즉 비극과 희극을 공존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괴물’에서 사망자 가족 분향소 장면이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괴물’은 완벽한 영화인가. 극적 구조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봉감독의 전작 ‘살인의 추억’의 경우 실화라는 기본적 비극성 때문에 영화 전체 무드가 잡혔다. 그런데 ‘괴물’은 비극의 필요성이 애매하다. 변희봉과 고아성의 희생도 무의미하게 보인다.

영화 속 반미감정도 지나치게 표적화 됐다. 한미관계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단순한 미국 조롱우화로 보인다. 또 지나치게 괴수영화적이다. ‘고지라’로 대표되는 일본 괴수영화의 약점을 그대로 답습했다. 영화에 정치적 상징성을 부여하다보니 실제 괴수가 사라졌다.

괴물 디자인에 개성이 없다는 것도 치명적이다.

괴물은 영화 내내 교각 구조물을 타고 이동하지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정말로 속편까지 고려했다면 좀 더 캐릭터성을 부여해도 좋았을 것 같다.

봉감독은 다소 거리감을 두고 괴물영화에 접근한 듯하다. 장르적 매력이 영화에 배어들지 않았다. 장르적 매력을 너무 확신해 오히려 장르에 경도돼 버리는 박찬욱 감독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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