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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네덜란드전 한편의 ‘추한 촌극’
포르투갈-네덜란드전 한편의 ‘추한 촌극’
  • 승인 2006.06.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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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옐로카드 16장.퇴장 4명... ‘싸움.전투’” 비난
후반 32분 데쿠 퇴장
25일(현지시간)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데쿠(오른쪽)가 독일 뉘른베르크 프랑켄 슈타디온에서 열린 네덜란드 대 포르투갈의 16강전에서 후반 32분 주심으로부터 퇴장 선언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1:0 승리를 거머쥔 포르투갈은 오는 7월 2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 벨틴스 아레나에서 잉글랜드와 8강전을 치른다. <뉴시스>
26일 새벽 독일 뉘른베르크의 프랑켄 슈타디온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간의 독일월드컵 16강전은 말 그대로 전쟁이었다.
발렌틴 이바노프 주심은 경기 내내 옐로카드를 꺼내들었고 양팀 선수들은 번갈아 경고와 퇴장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격앙된 감정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경기는 점점 운동 경기가 아닌 싸움으로 변해갔다.
결국 총 16장의 경고와 양팀 각각 2명의 퇴장(경고 누적)이 나오는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고 경기 막판 9명 대 9명이 뛰는 촌극까지 연출됐다. 경기 분위기상 네덜란드가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월드컵 사상 초유의 반칙패 경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 규정에 따르면 한 팀에서 5명 이상 퇴장 당할 경우, 경기는 반칙패로 처리된다.
경기는 전반 23분 터진 마니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낸 포르투갈의 1:0 신승으로 마무리됐지만 포르투갈을 과연 승자로 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기 내용에 대한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 주전 선수 상당수가 부상과 퇴장 등으로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 출전할 수도 없게 됐다.
이에 외신들은 이날 경기를 ‘싸움’ 또는 ‘전투’로 평가하며 경기 내내 이어진 과격한 플레이를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경기를 ‘전투(battle)’로 묘사하며 팔꿈치 가격과 거친 태클, 몸싸움이 경기의 전부였다고 평가했다.
유럽 스포츠전문채널 유로스포츠는 선수들이 흥분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켰다며 경기 내내 위험천만한 분위기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유로스포츠는 특히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가 주심의 눈을 피해 네덜란드의 마르크 판 보멀을 머리로 들이받은 것이 사태의 시초였다며 피구를 분위기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독일의 저명 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도 파울로 얼룩진 추한 경기가 벌어졌다며 포르투갈이 ‘싸움(brawl)’ 끝에 8강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 인터넷판 역시 주심이 선수들의 흥분을 진정시키기 위해 쉴 새 없이 옐로카드를 꺼내들어야만 하는 촌극이 연출됐다는 말로 이날 경기를 꼬집었다.
한편 영국의 스카이스포츠 인터넷판은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월드컵 11연승과 함께 2개대회 연속 8강 진출 성공이라는 업적을 이뤄냈지만 이번 경기에서 데쿠, 코스티냐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을 잃게 됐다며 스콜라리 감독의 ‘상처뿐인 영광’을 언급했다.
포르투갈은 다음 경기에서 상당한 전력 약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경기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코스티냐와 데쿠는 FIFA 규정상 다음 경기 출장이 불가능하며 경기 초반 허벅지 부상을 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도도 8강전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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