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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방식만 성(聖)스럽다?'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방식만 성(聖)스럽다?'
  • 승인 2006.06.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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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Conclave)’,‘열쇠로 잠근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파생된 콘클라베는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들의 비밀회의를 말한다.
회의가 시작되면 후임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추기경들이 모인 건물의 청동문이 봉쇄되고 모든 문과 창문도 납으로 봉하던 관행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제265대 교황 선출과정에서 새로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선출을 의미하는 시스틴 성당의 흰 연기는 성(聖)스러움을 떠나 다소 낭만적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교황 선출도 이론상은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으로 돼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전세계 추기경들이 로마에 도착하는 순간 정치적 물밑작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5.31 지방선거를 마친 각 지방의회의 원구성을 위한 의장단 선출을 놓고 말들이 많다.
교황 선출방식을 따르는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 역시 콘클라베의 네거티브적 요소인 물밑작업이 뒤 따를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특히 기초의원들에까지 확대된 정당 공천제로 인해 각 시·군 의장단 선출부터 정당 차원의 당리당략이 개입될 소지도 다분하다.
지방의회 모든 의원들이 후보자 입장에 설 수 있도록 지방의회 탄생부터 시작된 이 의장단 선출방식이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와 맞물려 한층 더 갈지자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의장단 선출방식은 정견 발표나 후보 출마 등의 과정이 없어 비민주주의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원 유급화 도입으로 지방의회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의장단 자리에 목을 맬 시간에 앞으로의 의정활동을 준비하고 민의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시민들의 바램이 너무 지나친 입바른 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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