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5일 오후 3시 40분! 갖가지 뒤얽힌 과정을 거치며 '경상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지원 조례가 폐지되었다.
이 조례는 2021년 7월에 만들어져 3년 넘게 이르렀다. 2017년 김해행복교육지구로 시작된 마을교육공동체의 목적과 활동 내용이 긍정 효과가 드러나 2021년에 드디어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우리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학교 교육과 배움의 영역과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마을과 지역이 함께하는 앎과 삶이 영글어 가는 교육과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그 운영 방법과 실천 과정에서 모자라고 서툰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면서 고치고 채우고 바꿔가며 교육 주체들의 배움 성장, 과정 성장, 협력 성장을 이루며 공동체와 관계의 성장으로 나아간다.
개인과 공동체 삶에서 배우고 익히는 앎을 우리 사회, 우리 어른들이 책임 있게 아이들에게 건네야 할 또 하나의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조례 폐지는 먼저 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긍정 면이 있다. 조례 폐지 쟁점이 일면서 많은 도민이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해 제대로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다. 또한 사업 과정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어 문제점을 돌아보고 개선해 나갈 기회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잃는 게 더 크고 많다. 즉 지역 사회의 교육 연계가 약해진다.
학교와 지역 주민 간 협력관계가 느슨해지면서 공교육이 지역 사회와 소통 기회가 줄어 미래교육지구 사업인 마을 탐방 버스 지원, 마을 강사 협력 수업 등이 끊어지면 지역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학습 기회가 없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마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마을까지 넓혀지기는커녕 교육과정 자체 정상화를 해치고 있으니 지역에서 활동, 지역과 함께 하는 관계는 일종의 '지역 교육과정', '지역 교과서'이다. 이를 없애는 일이니 아무리 되새겨봐도 안타깝기만 하다.
마을교육공동체가 취약계층이나 소외지역 학생들을 지원하는 일도 해왔다. 해당 지원이 끊어지면 교육격차는 더 심화될 것은 뻔하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교육협동조합과 비영리단체 활동도 쪼그라들 가능성도 높다.
마을교육공동체는 단순한 교육사업이 아니다. 주민 참여와 협업으로 지역 사회를 활성화해 왔다. 평소, 지자체에서도 주민 참여를 위해 큰 노력을 해 오지 않았던가? 마을교육공동체만큼 꾸준하고, 지속 가능하고, 주체적이고, 보람찬 주민 참여 사업은 보기 드물었을 것이다. 이 조례 폐지는 공동체 의식과 지역 활성화의 맥을 끊게 한다. 지역 교육여건 악화와 지역문화의 구심점과 생활 기반이 허물어지면 지역 소멸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결국, 우리 아이들 미래와 지역 소멸을 막으려던 지자체의 열정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의 희망과 미래는 학교와 지역이 함께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는 데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보기 전에 먼저, 황금알을 낳을 거위가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모두가 잘 품어야 한다. 식으면 깨지 못한다.
황금알이 식지 않게 따뜻하게 온 마을이 품자.
'경상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는 그 따뜻함을 잇는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