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은 개인사업자와는 달리 주주, 임원, 종업원으로 구분되어 있고 그 역할과 책임에도 차이가 있다. 법인기업은 경영의 측면에서 보면 사안에 따라 주주와 임원이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통해 기업의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실을 볼 때,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기까지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생각한다는 것이 매우 어색하고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의 경우 대표이사가 경영실권자이기도 한 경우가 태반인데, 문제는 주주로서의 경영 방향과 경영자로서의 경영 방향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경영자로서는 당연히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여 이윤을 많이 남기고, 세금은 적당히 내서 투자를 통해 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규모를 키우는 한편, 이를 통해 다시 남긴 수익으로 재투자를 하는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기업을 성장, 발전시키는 것을 원할 테다. 많은 기업이 이 같은 경영활동을 통해 회사의 발전은 물론 국가의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지만, 임원이 아닌 주주로서는 기업이 커지면서 주시가치도 함께 상승하여 결국에는 상속세나 증여세의 규모가 덩달아 커지는 것이 결코 기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2012년 상법이 개정되면서 비상장기업도 활용할 수 있는 절세전략이 많이 생겨났지만, 비상장주식의 평가 방식은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불리해졌다. 비상장주식의 평가 방식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54조 1항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계산방식에 따르면 순손익가치는 비교적 유동성이 있는 반면, 순자산가치는 변화되기 어려운 구조로 변동성이 작다. 한번 올라간 순자산가치는 다시 내기기가 매우 힘들다. 특히 기업경영자들은 이 순자산가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법인의 순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법인자산의 외부이전'이 일어난다는 것은 상당한 세금의 발생을 뜻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업 경영활동으로는 효과를 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려 해도 그 절차가 까다롭거나 사후관리가 쉽지 않아 막상 고민은 되더라도 실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상장주식가치를 재고할 때는 순자산가치를 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순자산가치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항목으로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있는데, 이에 대한 처리를 방학 숙제와 비교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밀린 방학 숙제를 할 때 다른 숙제는 개학 직전에 벼락치기로 할 수 있지만 일기 쓰기는 한꺼번에 할 수가 없다. 게다가 학생들은 학교들을 졸업할 때까지 수십 번의 방학 숙제를 할 기회가 있지만, 기업경영은 한 번의 기회만을 놓쳐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처분이익잉여금도 그때그때 시기에 맞게 처리해야 한다. 또한 경영인들은 가능한 빨리 회사 주식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오너로서의 방향성을 정해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기업 대표들이 회사의 주식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 사이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쌓여 과하게 주식 가치가 상승한 결과로 세금 부담으로 증여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증여를 하지 못하고 결국 상속세 폭탄을 맞아 회사를 온전한 상태로 승계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이는 경영을 하는 대표와 승계를 할 주주로서의 방향이 같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기업 오너들이 원하는 것이 비단 수익을 올리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피땀 흘려 일군, 자식과도 같은 기업을 원활하게 승계해 오랫동안 존속시키고, 본인 대에서 행한 것과 같이 후대에서도 왕성한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식 가치에 관련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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