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나이키는 "아디다스를 무찌르자"는 목표로 출발했다. 당시 아디다스는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나이키는 창의적인 마케팅과 혁신적인 제품 개발로 빠르게 성장했다. 1980년대 마이클 조던과의 협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한 나이키는 1988년에 아디다스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1972년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부지에서 기공식을 가지면서 "세계 최고의 조선소를 건설하겠다"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당시 한국은 조선업 경험이 전무했지만, 창업자 정주영 회장의 리더십과 도전 정신으로 1983년대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의 조선소로 성장한다. 한국 조선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현대중공업의 비전은 10년 만에 달성되었다.
2000년대 초 아마존은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제프 베조스는 고객의 필요를 가장 우선시하며 그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며, 이 비전을 달성했다. 현재 아마존은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2004년 메타(페이스북)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더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페이스북의 초기 비전은 달성되었으며, 2021년 회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연결성을 추구하고 있다.
경기대 정진호 교수는 그의 저서 '1900년대, 2000년대 위대한 비전을 만든 기업들'에서, 이들 기업들이 보여준 공통점은 높은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강한 실행력이라고 한다. 1900년대의 기업인 '포드,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알리바바, 현대중공업' 등은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에 대담한 목표를 세웠고, 이를 달성함으로써 산업의 선도자로 자리 잡았다. 또한 2000년대 이후의 기업들은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행해 나갔다.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들 기업의 성공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비전의 힘과 이를 현실로 만드는 실행력에 기반하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모든 기업은 단순 명료하고 일관성 있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 목표는 이해하기 쉽고 도전해 볼 만한 내용이어야 하며, 이것으로 인해 회사의 모든 사람이 공통의 비전을 갖게 되어야 한다. 최고 경영자는 깊이 생각하여 이러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널리 알린 다음, 몸소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라고 했다.
비전이란 조직과 공동체의 방향을 잡아주는 일이다. 동시에 조직에 속한 사람들에게 강한 동기를 유발하고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힘을 공급한다. 그들이 동감하고 그들을 받쳐주는 비전이 있음으로 인해 사역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게 되고 그들의 잠재력을 발산하게 된다.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베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으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따위의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라."
그러나 이러한 비전이 너무나 까마득한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내일 달성할 수 있는 현재의 일이어서도 안 된다. 오늘의 상황과는 다른 상태를 보여주는 동시에 꽤 구체적이어야 한다. 황당무계하고 우스꽝스러운 추상적인 비전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비전은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아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비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비전을 따라가며 충성하는 사람이 생길 리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암기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전달하고 공유해야 한다. 비전을 전달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리더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범일 것이다. 리더는 '걸어 다니는 비전'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리더들이여,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당신이 섬기고 있는 조직을 향해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