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부지 경매 추진 놓고 격돌
수사기관 수사 통해 사실 밝혀야
사업 안될 땐 1000억 원 손해 예상
10여년을 끌어온 진해 '용원동 지역주택조합'이 기별 집행부 간에 극한 분쟁으로 인해 사업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1기부터 4기 조합까지 각각 집행부를 구성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하면서 4기(현) 집행부와 3기 집행부 간에 돌이킬 수 없는 법정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전·현 업무 대행사 간에도 대립각이 세워지고 있다.
양 집행부 간의 쟁점은 조합자금 247억 원의 행방과 사업 부지 경매 추진, 임시총회 개최 불법 유무다. 이외에도 이 양 집행부 간에 수십 건의 고소·고발 이어지고 있다.
3기 집행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업무를 인계 받은 후 회계 자료를 조사했을 때 247억 원의 조합자금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3기 집행부 A씨는 "업무를 인수할 때 조합통장에 자금이 없었기 때문에 3기에서 조합비 지출을 하나도 할 수 없었다. 사라진 247억 원의 행방을 회계자료를 근거해 철저하게 수사기관이 조사를 해서 불법적인 쓰임새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피해액이 1000억 원이 넘는데, 현 집행부가 조합 파산·해산을 결의하도록 조합원을 속이는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무 대행사 대표 B씨는 "3기 집행부가 주장하는 사라진 247억 원은 대부분 거짓이다. 회계 문제는 오히려 3기 집행부가 채무 상환을 위해 여러 업체들로부터 돈을 빌리다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뿐만아니라 대행사가 회계 정리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3기 집행부의 횡령, 배임 등 비리 흔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사업 부지 경매 문제를 두고도 두 집행부 간에는 한 치의 양보가 없다. A씨는 "사업 부지를 경매로 처리하면 잔존 채무 400억 원을 오롯이 조합원이 안게 되고, 사업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B씨는 "3기 집행부는 현 집행부가 경매을 유도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들이 지난 2022년 12월께 채무 이자를 연체해 강제로 부지가 경매로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6일 임시총회 개최를 두고 3기 집행부는 "서면결의서 위조와 현장 참석자 규정 위반, 위임장 규정 위반, 개표절차 무시, 폭력행위 등 불법을 자행해 4기 집행부를 출범시키고, (주)웰베스트프로젝트인베스트먼트를 업무 대행사로 재선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법으로 집행부가 들어서자 조합토지에 대한 경매를 고의로 진행시키고 오는 29일 임시총회 제1호 안건으로 '사업부지 경매 진행의 건'을 상정하려 한다. 현 집행부는 경매를 재진행해 조합을 파산시켜 1, 2기 집행부의 횡령을 엎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 집행부 관계자는 "경매는 3기 집행부의 무능으로 어쩔수 없이 빚어진 일이다. 3기 집행부는 부동산 운영에 대해 잘 모르면서 1기 집행부를 끌어내리고 집행부를 맡아 이와 같은 처참한 상황을 만들어놓았다"라며 "이미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지금이라도 조합원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부지를 정리하고 새로운 조합으로 새 시작을 하려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용원동 지역주택조합 한 조합원은 "3000명이 넘는 조합원 가족의 삶을 망가뜨리는 집행부의 행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어느 집행부가 범죄집단과 같이 조합자금을 횡령하고 사욕을 채우는지 하루속히 사업기관이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