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4 06:32 (월)
진주 K-기업가 정신, 지역 기업에 '생명' 불어넣는다
진주 K-기업가 정신, 지역 기업에 '생명' 불어넣는다
  • 이대근 기자
  • 승인 2024.09.04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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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마을·지수초, 대기업 창업주 배출
기업가정신센터 방문자 10만 명 돌파
촬영 명소 '부자소나무' 보호수 지정
본지 업무협약… 지역 리더 성장 지원
"미래지향·지속가능 경영 계승해야"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등 우리나라 최고 기업그룹의 창업주가 다닌 옛 지수초등학교에 설립된 K-기업가정신센터.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등 우리나라 최고 기업그룹의 창업주가 다닌 옛 지수초등학교에 설립된 K-기업가정신센터.

K-기업가정신·본지 협력 추진

진주시가 'K-기업가정신' 중심지로 비상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 기적의 주역인 삼성, LG, GS 등 글로벌기업의 창업주가 여기서 싹을 틔웠다. 우국애민, 사업보국, 인본주의적 인재양성, 기업이윤의 사회적 책임은 K-기업가정신의 핵심 가치다. 가까운 미래 주요 먹거리인 우주항공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업 1세대의 기업가정신을 미래세대로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K-기업가정신의 국내외 확산은 미래 기업가 발굴·육성은 물론 국가 경제를 견인함과 함께 진주시의 발전도 전망되고 있다. 진주에 녹아있는 K-기업가정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 본지와의 협력 계획을 소개한다.

△ 부자 기운 넘치는 승산마을

진주시 지수면에는 6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승산마을'이 있다. 1400년대 김해 허씨 11세손 허문손(許文孫)이 입향해 터를 일구고 살아온 마을로 후손들은 세월이 지날수록 재산이 점점 불어나 만석꾼을 비롯한 수많은 부호들이 나와 부자마을로 이름난 곳이다. 구한 말 이 마을 허 씨들의 재산만 해도 모두 3만 석이 넘었다고 한다. 이를 이어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GS 허만정 등 국내 굴지 기업을 일으킨 창업주들이 자랐다.

승산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지수초등학교는 1921년 개교해 100여 년 동안 많은 기업가들을 배출한 유명한 학교였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주변의 송정초등학교와 통폐합되면서 지수면 압사리로 이전해 현재는 그 흔적만 남아있다. 이 학교는 금성(LG·GS) 구인회, 삼성 이병철, 창업주를 비롯 구태회 LS그룹 창업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허정구 삼영통상 회장, 허준구 GS그룹 명예회장,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도 다녔던 대한민국 최고 기업인들의 산실이다. 이병철 창업주는 의령 태생이지만 신식학교가 귀하던 시절 누이가 이 마을 허씨 집안에 시집오면서 누이 집에서 학교에 다녔다.

시골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이렇게 많은 거부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탄생하게 된 배경을 두고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특히 풍수가에선 이러한 현상을 마을의 풍수입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많은 풍수학도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부자마을로 이름 난 600여 년 역사와 전통의 진주 '승산마을'.
부자마을로 이름 난 600여 년 역사와 전통의 진주 '승산마을'.

△ 기업가정신 수도 진주 선포

한국경영학회는 지난 2018년 7월 우리나라에서 세계적 기업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인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首都)'로 선포했다. 선언문에는 "진주시는 남부지방의 중심지이자 천년이 넘는 유서 깊은 도시로 예로부터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명문 도시이다. 근대에 와서는 LG, GS, 삼성 등 우리나라 최고 기업그룹의 창업주를 배출했다. 이와 함께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대교그룹 강영중 회장, SK 손길승 회장 등 3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들을 내놓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깊은 유서를 자랑하고 있다"고 돼 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성공한 기업인들에 대한 시각이 좋지 못했다. 이것의 상당 부분은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 결여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진국 대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열어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선량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인들이 우리 역사에 길이 남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선언된 '진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한 인도네시아 정계 주요 인사들 모습.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한 인도네시아 정계 주요 인사들 모습.

△ 외국서 찾는 K-기업가정신센터

기업가정신을 배울 수 있는 '핫플'로 자리 잡은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는 국내의 학계와 제계는 물론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명문학교 지수초등학교에 진주시는 K-기업가정신센터를 만들어 K-기업가정신을 알리는 교육기관으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개소 후 지난 5월 말까지 방문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방문객들의 발걸음까지 이어지면서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관광지가 아닌 교육현장이 2년여 만에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은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조규일 시장은 진주 K-기업가정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해외 곳곳에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UN 중소기업의 날' 행사에 초청받아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 진주'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또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프레지던트대학교 학생 250여 명에게 진주 K-기업가정신 특강을 하고 프레지던트 대학과 K-기업가정신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새로운 시대정신, 진주 K-기업가정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에는 해외 단체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만 로타리클럽 회원, 태국 치앙마이 국제교류단,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 등 100여 명이 방문했다. 특히 지난 5월 21일에는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 로데베이크 파울루스 하원 부의장,경제조정부 선임차관, 에디 프리오 팜부디 국제경제협력부 차관 등 인도네시아 정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찾아왔다. 이들은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전시관을 둘러보고 조규일 진주시장과 간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선진국 진입 관문의 하나로 꼽히는 OECD 가입을 위한 공식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며 "이러한 시점에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끈 K-기업가정신의 발원지인 진주 방문은 큰 의미가 있다. K-기업가정신을 배워 한국과 일본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이자 동남아시아 최초의 OECD 가입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부지 내 자리잡고 있는 '부자소나무'.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부지 내 자리잡고 있는 '부자소나무'.

△ 사진 찍는 명소된 부자소나무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 부지 내 '부자소나무' 역시 방문객을 이끄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부자소나무는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산 바위틈에 자라고 있던 소나무를 가져다가 1921년 5월 9일 지수초 개교 이듬해 함께 심고 가꿨다고 전해지는 나무이다. 마을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 소나무를 귀하게 여겨 부자소나무라고 불렀다.

특히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의 꿈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최근 들어 많은 관광객들이 K-기업가정신센터를 방문해 부자소나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는 부자소나무가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나무로서 특별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경남도에 보호수 지정을 건의했다. 이에 지난 3월 경남도 보호수로 지정됐다. 경남도는 미래 기업인을 양성하는 창업 중심 메카 진주시 역사에 큰 의미가 있다고 인정해 부자소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부자소나무가 건강한 모습으로 남아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살필 계획이다.

김태명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7기 회장과 조규일 진주시장 정창훈 경남매일 대표(왼쪽부터)이 진주성 공북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태명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7기 회장과 조규일 진주시장 정창훈 경남매일 대표(왼쪽부터)이 진주성 공북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남매일, K-기업가정신 확산 앞장

K-기업가정신 확산을 위한 경남매일과 진주시의 협력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경남 오피니언 리더의 모임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7기 50여 명이 지난 7월 진주 남강유등전시관, 유등공원 등 진주시 관광명소를 비롯 K-기업가정신센터와 지수면 승산마을을 탐방했다. 이들은 글로벌기업 창업주들의 삶의 행적을 살피며 창조정신, 개척정신, 도전정신 등 CEO로서의 기업가정신을 기르는 시간을 가졌다.

김태명 CEO아카데미 7기 회장은 "진주의 '핵'과 같은 기업가정신을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기업가정신 계승을 통해 동부경남을 넘어 서부경남까지 아우르는 훌륭한 CEO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경남매일 CEO아카테미와 진주시 K-기업가정신센터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30일 경남매일 CEO아카테미와 진주시 K-기업가정신센터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달 30일에는 경남매일 CEO아카테미와 진주시 K-기업가정신센터가 지수면 진주 K-기업가정신센터에서 상호교류 및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향후 상호 긴밀한 교류와 협력체계 구축으로 진주 K-기업가정신의 세계적 확산과 지역사회 리더들의 사회공헌 확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진주 K-기업가 정신 세계적 확산 △진주 K-기업가정신 포럼 개최 협력 △아카테미 회원 진주 K-기업가정신 교육 등을 담았다.

협약식에서 조규일 진주시장은 "경남매일과 함께 진주기업가정신의 확산을 위해서 같이 노력해 나가는 협약을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경남매일과 함께 진주 기업가정신을 더욱 알릴 수 있도록 하고, 부강한 진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창훈 경남매일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으로 진주 K-기업가정신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경남매일이 그 중심에 서겠다"며 "진주 K-기업가정신이 도내 학생들과도 연계된 프로그램 개발과 나아가 다문화 학생들까지도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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