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신예진
인간, 자연·기계문명 속 살고
예술, 낯섬을 고민하는 작업
지난달 26일에 아트경남 박미 감독에게 다음의 문자를 받았다. "김해지역 작가 출신인데, 설치미술가로 인정받아 지난 7월에 스타벅스 메인에 작품 전시한 신예진이라는 작가가 있다. 자료를 검토해줬으면 좋겠다" 김해클레이아크미술관, 김해문화의전당 등 김해 외에도 전국적으로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는 설치미술가 신 작가의 자료를 검토하고 전화를 바로 걸었다. 이렇게 인터뷰가 시작됐고 자세한 것은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설치미술가를 꿈꾸게 된 계기?
설치미술은 조각을 전공했기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내 작업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작품이 평면이나 입체에 국한되면 함축적, 추상적이 된다. 설치미술은 작가의 감정 전달을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노력의 반영물이다.
작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공간이 제일 중요하다. 장소와 공간은 설치미술에서 가장 먼저 연구돼야 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공간을 연출하는지에 따라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변한다.
주로 어떤 작업을 많이 하는가?
어린 시절 자연에서 경험했던 기억의 일부분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석사 논문 이후, 개인의 기억과 감각에 의존한 작업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이 도시에서 가지는 위치와 역할에 대한 변화를 만들고 '자연이 인간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계문명을 받아들인다면?' 이라는 질문을 던져 현재의 우리가 자연과의 미래를 생각할 때 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와 답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점을 인정받아 스타벅스에서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하게 됐는가?
스타벅스는 자연에서 시작해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자연 친화적인 기업 이념을 반영한다고 알고 있다. 이런 자연친화적인 기업 이미지와 내 작품의 자연이미지, 오브제가 잘 어울린다고 스타벅스 글로벌에서 판단한 것 같다.
특히 '스타벅스가나아트파크점'은 내가 현재 입주해 있는 '가나아뜰리'에 바로 옆에 있고 장흥계곡에 있는 공간이라서 자연이미지를 다루는 나에게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
김해를 주제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가?
내 작업의 배경이 되는 곳은 김해다. 초등학교 때 장유로 이사와서 아파트 바로 옆 뒷산과 논, 밭에서 경험했던 자연을 현재 작업에 반영하고 있다. 김해는 내 기억과 감성을 이루는 토대다. 특히 4회 개인전 '자연(自然)스러운 설계'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전시는 대형 설치작업을 통해 작품의 전환점이 됐다. 클레이아크미술관 레지던시는 도자작업에 대한 경험을 통해 작업의 소재를 확장시켰다. 본가가 장유에 있다. 작가로 초대해준다면 김해에서의 전시나 행사는 무조건 참여하고 싶다.
김해는 변화가 많은 도시다. 도시의 이미지는 어떤 사람들이 거주하고 활동하느냐에 따라 변하고 장소 의미도 달라진다. 김해는 금관가야의 맥을 잇고 있다. 문화적으로 예술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장소와 인물이 넘치는 곳이다. 이번에 김영원선생님을 기념하는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이 설립된다고 들었다. 문화도시 김해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연출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예술은 무엇인가?
예술은 "이게 뭐야?"에서 시작된다.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작품의 시작은 '낯섬'이다. 이 낯섬이 익숙해지고 평범해지면서 대중들에게 스며들듯이 낯섬을 제공하는 작가이고 싶다. 그것이 내 예술의 가장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다. 예술은 '낯섬' 때문에 어렵거나 거북할 수 있다. 일상적인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같다. 그럴수록 예술적 경험을 자주하면서 일상이 돼 '낯섬' 속으로 걸어들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벅스 같은 대중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예술작품이 설치되고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자연(自然)스러운 설계’,‘산림단지 조성을 위한 바람직한 증식법’(윤슬미술관,2021) 작품을 설명해 달라.
‘자연(自然)스러운 설계’는 자연이 인간의 도시개발구조처럼 구분에 따라 분류하고 필요에 의한 적층식 구조를 만들어 최적의 생존 조건을 만든다면 ‘이런 자연의 형태는 어떤 모습이고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가? 인간 중심의 사고가 만들어낸 현재의 도시를 자연의 입장에서 다시 개발한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며 기획했다.
작품 ‘산림단지 조성을 위한 바람직한 증식법’은 대형나비와 비계 구조물, 인간들의 작용에 방어하는 새로운 구조의 자연이다. 구조화 되고 조직적으로 번져나가는 자연을 공간에 펼침으로써 지금 현재 우리가 알고 있던 자연이 아닌 또 다른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자연 13구역 지역재개발정비사업 프로젝트'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
어린아이가 거대한 산을 올려다보며 상상했던 산의 형상을 세라믹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족히 수백 개는 될법한 비정형의 도자 작업들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나름의 질서 아래 탑 또는 기둥처럼 솟아 있거나 무질서한 파편 마냥 바닥에 자리잡고 있다. 점차 주변으로 밀려나던 자연이 더욱 단단한 성질로 자리잡기 위해 고온의 소성단계를 이겨내며 새롭게 변이한 것이고, 이전과는 다른 단단함을 가지게 됐다는 의미를 함유한 작품이다.
신예진 작가 프로필
창원대학교 미술학과(조소) 졸업, 성신여대 석사 졸업 후 현재 박사과정.
설치미술 분야에서 전시와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개인전
2024 열 명의 나무 가운데 한 아이가 있어요.,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3 자연선택 ∘∴∥∥라는 생물이 ∘⨀⊸∩하게 진화했다, 박수근미술관, 양구
2022 자연13BL 지역 재개발. 정비사업 프로젝트 : Pre-Design,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김해
2021 자연(自然)스러운 설계,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김해 그 외 다수
CAREER
2023 가나아뜰리에 입주작가
2022-2023 박수근미술관 -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2020-2021 클레이아크미술관 - 세라믹창작센터 레지던시 입주작가
2020-2021 김해문화의전당 - NEW FACE in GIMHAE 선정
ETC.
2024 인천광역시 건축물미술작품 심의위원(현)
2024 경기도 건축물미술작품 검수단원(현)
2021-2024 성신여자대학교 ‘입체와공간’/’도조기법’ 출강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