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12:52 (목)
감성충만 캘리·그림 노래 시원하게 불러요
감성충만 캘리·그림 노래 시원하게 불러요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8.12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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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
남희옥 캘리·어반스케치작가
'여름의 노래' 23명 전시 출품
더위 날리는 캘리·어반스케치
남희옥 캘리·어반스케치작가
남희옥 캘리·어반스케치작가

성산아트홀 제6전시실에서 열린 제4회 캘리·그림이야기 작가전 '여름의 노래' 전시를 지난 7일 찾아갔다.

캘리그라피, 어반 스케치, 수채화가 어우러진 전시다. 이번 전시는 23명의 작가가 2점씩의 작품을 출품했다. 캘리·그림이야기 회원들은 남희옥 화가(이하 남 작가)의 문하생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금은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도 남 작가와 함께한 작가들의 4번째 작품전시다. 남 작가는 미술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에 창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5년 전부터 여행스케치와 아크릴화 등 그림 강의를 하고 있다.

제6 전시실을 돌아보며 작품 이야기를 남 작가에게 들었다. 자리를 옮겨서 성산아트홀 1층 카페에서 캘리그라피와 어반스케치(여행스케치) 작품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청해서 들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이하 캘리)는 제목의 글씨에 그 제목이 뜻하는 느낌이 물씬 묻어나야 한다. 캘리는 글자가 생기기 이전 상형문자가 기본이다. 캘리의 기본은 글자에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이 풍부하게 묻어나야 한다. '바람'이라는 글자도 느낌이 다 다르다. 부르는 느낌이 다르다. 글자체로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캘리다. 관객이 글자를 봤을 때, 편하게 봐야 느낌이 온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감성의 전달이다. 본문의 글씨는 무조건 날려서 쓰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가독성이 있어야 한다.

캘리서 느껴지는 감성이 중요

드라마는 그 드라마에 맞는 글씨체로 제목을 쓴다. 홍보를 위한 영화 제목의 글씨도 마찬가지다. 글씨에서 작품이 어떤 느낌인지 짐작 가능해야 한다. 글씨의 모방 때문에 캘리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그 감성을 담은 글자체가 아이디어다. 그림은 찍어가도 흉내를 제대로 내지 못하지만 캘리는 흉내내기가 쉽다. 캘리는 글씨 그 자체가 아이디어다. 작가 나름의 아이디어이고 지적 재산이다. 남의 것을 배껴서 쓰는 순간 창작이 아니다. 작가들은 자기 나름의 새로운 창작을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이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캘리의 감성 개발을 위해서

시를 많이 읽는다. 시를 읽는 순간, 그 시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노트에 어떻게 전체적인 분위기로 만들 것인가를 생각한다. 글자 하나도 수십 장을 쓴다. 무지 노트에 그렸다가, 먹으로 한지에 다시 쓴다. 좋은 문구의 작품 캘리를 보고 변형하는 방법을 배우고 참고한다. 눈으로 본 것을 메모하고 수없이 연습하는 가운데 감성을 머금은 자신만의 글자와 글이 나온다.

여백과 선의 미를 잘 살려야 한다. 여백을 어디로 살린 것인가. 그림과 글씨도 절제가 필요하다. 조화 감성이 모두 중요하다. 감성은 살아 있되 조화가 핵심이다.

어반 스케치(Urban sketch) 진입이 쉽다

남희옥 '날개' /캘리그라피
남희옥 '날개' /캘리그라피

어반 스케치(Urban sketch)는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며 그리는 그림으로, 일상·여행지 등 어느 장소에서나 현장에서의 느낌을 그대로 즉석에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회화 활동이다. 수채화와는 다르다. 어반은 도심이다. '여행 스케치'는 주로 도심을 그림을 그리되 건물이 들어가야 한다. 그림을 전혀 그릴 줄 몰라도 그림 그리기의 진입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어반 스케치는 펜으로 명암을 넣고, 물감으로 살짝 칠한다. 어두운 부분은 펜으로 하고, 밝은 부분은 물감으로 표현한다. 펜으로 한 스케치에 색감이 조금 들어가면 작품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어반으로 수채화 느낌이 나게 하고 싶으면 수채화 물감을 많이 칠하면 된다. 복잡한 것을 그리다가 단순한 것을 그려야 그림이 제대로 나온다. 처음에 섬세한 그림그리기를 하고 나중에 단순화 작업을 해야 그림을 제대로 그리게 된다. 처음부터 단순하게 그리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형태를 제대로 파악해서 그려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반스케치는 접근성이 다르고 수채화와 다르다. 물감의 농도 조절을 통해 표현한다. 초보자도 쉽게 접근해서 배울 수 있다. 기초스케치를 잘해야 그림이 제대로 된다. 어느 정도 형태를 알고 물감 농도 조절해야 한다. 백지로 온 사람이 기본을 제대로 익혀서 나중에는 오히려 더 잘 그리게 되기도 한다.

지면 관계상 많은 작품 중에서 몇 점을 소개한다.

남희옥 작가 '날개'는 제목의 글씨에서 묻어나는 감성과 본문 속에 강조된 글자를 따라가며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면 된다. 강조하고 싶은 문장은 진하게 표시되어 있다. 작가의 마음이 한층 더 드러나는 부분이다. 날개를 통해 느껴지는 바에 주목하면 된다. 날개가 있다면 '나는 어디론지 가고 싶'은가.

강인숙 작가 '카페 가는 길'은 어반 스케치를 하기 위해 유럽 여행할 때의 모습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진을 많이 찍는다. 그 중 프랑스 카페 골목을 지나다가 그곳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어 뒀다. 그날의 풍경의 여운을 그렸다. 그림자에 답이 있다. 음영조절에 신경을 썼다.

장용식 작가 '낭만취가'는 옛날 길 집 주변 밤 풍경, 마산남부터미널 SK뷰 사이의 옛날 뒷길의 월영마을을 그렸다. 모임이 있어서 한잔하고 가로등 불빛과 밤하늘의 풍경이 예뻐서 그렸다. 사진을 여러각도로 몇 컷을 찍어서 거기서 제일 괜찮은 앵글로 그림을 그렸다. 색깔 배치가 예뻐서 위에는 밤하늘 색깔, 아래는 가로등 색깔로 표현했다.

보라색 하늘을 보기 어려운데 그날은 그 색으로 보여 색체의 느낌을 살렸다.

김신자 작가의 '봄이 오면'(캘리)은 '지난 겨울 어느 해보다 추웠다. 추위를 많이 타 손발이 차서 정말 봄이 빨리 왔으면 했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시로 표현했다. 내 얼어있는 마음이 녹았으면 했다. 고목에서 잎도 피고 꽃도 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한다.

앞으로 '캘리·그림이야기' 회원들은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가서 캘리와 그림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한다. 남 작가는 "재능을 나누고 그림을 통해 힐링하고 문화의 향연을 같이 누리고 싶다"며 "내년에는 더 넓은 곳에서 많은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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