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7 21:09 (화)
HBM 격차 따라잡을 리더십 전략
HBM 격차 따라잡을 리더십 전략
  • 경남매일
  • 승인 2024.08.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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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논설위원·카이스트 자문위원
박광수 논설위원·카이스트 자문위원

HBM 반도체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HBM(High 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은 미국 칩 제조회사인 AMD와 한국의 메모리 칩 제조사인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에 성공한 반도체 제품이다. 저전압과 고대역폭의 성능으로 고성능 컴퓨팅에 특화된 부품으로 AI(인공지능) 서버와 생성형 AI의 핵심 부품으로 부각한다.

HBM은 여러 개의 DRAM을 블록처럼 수직으로 쌓아서 연결시키는 수직관통전극(TV:Through sili Via)이라는 첨단 기술로 연결하여 기존의 DRAM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또한 DRAM을 여러개 적층하면 면적당 고효율의 용량을 확보하여 낮은 전력으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성능을 보유한 HBM은 다양한 인공지능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급격히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회사들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HBM을 채택하고 있다. 2023년 5월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트랜스포스는 AI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GPU 수요가 폭증하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HBM의 수요가 58% 급증할 것이라 예상한다. 또 2022년 기준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58%로 1위이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사가 각각 38%, 10%를 점유한 것으로 발표한다.

이런 기술추세를 파악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서 초창기 포기하고 개발팀을 해체시킨 정보를 입수하여 재빠르게 삼성전자 개발엔지니어들에게 손을 내밀며 스카웃했다. 그리고 비밀리에 HBM 반도체를 개발하고 세계최초로 시장에 출시한다. 항상 인재제일을 기본으로 세계 최고의 제품을 출시하던 삼성전자가 왜 초기에 HBM 개발을 포기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필자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의 시장규모를 작게 파악하여 긴급하게 대응을 못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들의 판단 미스, 신속한 의사결정 부재 등의 복합적인 요소들도 영향이 컸다.

그러나 2019년 삼성전자는 개발팀을 해체하는 실책을 했고,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과 자금투자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를 벌렸다. 더 큰 요인은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로 손발이 묶이며 경영공백이 작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2016년 최순실의 국정논단 사태로 오랜기간 사법리스크에 휩쓸리면서 법정구속도 당한 것이 '뉴삼성'을 위한 10년을 빼앗은 원인으로 본다.

최근 사면결정을 받고 본격적인 경영 활동에 들어간 이재용 회장도 뒤늦게 HBM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해 개발팀을 부활시키고 인력을 보강하면서 SK하이닉스를 잡고 빠른 시일내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을 지시하게 된다. 앞편에서 언급한대로 이재용 회장은 경계현 반도체 총괄부회장을 경질하고 LG반도체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스카웃한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 총괄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맨 출신은 아니지만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박사를 획득하였고, 삼성SDI 대표이사를 거쳐서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반도체 전문 경영자이다.

이런 조치는 선대회장인 이건희 회장의 경영방식을 전수받은 이재용 회장이 변화를 하지 않으면 삼성전자는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전영현 부회장은 강력한 규칙과 규범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하드파워 리더십'을 지향하는 경영자로서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엄격한 규율을 적용시키고, 이를 근거로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다. 이런 리더십은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와 업무방식에 큰 변화을 가져온다. 그 변화에 대해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목표지향성 강화: 전영현 부회장은 명확한 목표 설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강조하면서 SK하이닉스를 추월하도록 지시한다. 이런 조치는 반도체 조직 전체가 보다 목표 지향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성과 평가의 엄격화: 실적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격해지고, 이에 따른 보상과 처벌이 명확해진다. 이런 조치는 조직원들의 동기부여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업무 실적을 내지 못하는 직원들에게는 큰 압박으로 적용된다.

△조직의 단기 성과 집중: 단기 성과를 빠르게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강화될 수 있으며, 이는 연구개발과 혁신보다는 당장의 실적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불러온다.

△의사결정의 속도와 효율성 강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빠르게 해, 시장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

△경쟁력 강화: 조직내 경쟁이 심화하면서 각 부서와 팀이 하나가 되어, 한 단계 더 높은 실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를 통하여 삼성전자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기술개발과 혁신추진: 전영현 부회장은 기술개발과 공정혁신을 강조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전영현 부회장의 하드파워 리더십을 통해 HBM 부분에서 단기적인 성과를 달성한다면, 삼성전자 리더십 체제에 혁신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한다. 전영현 부회장의 첫번째 지시사항은 조직개편을 통해 HBM 개발팀의 대폭적인 증원이었으며 이는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찾으려는 삼성전자의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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