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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스타' 보듬어야 스포츠 미래 있다
'MZ 스타' 보듬어야 스포츠 미래 있다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4.08.07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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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2024 파리올림픽에서 MZ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MZ 선수와는 달리 우리 체육계는 너무 구태의연하지 않나 하는 고민이 터져 나온다.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 선수 등 MZ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국 스포츠의 미래가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하루하루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선전은 하나하나가 드라마 이상이다. 투혼을 발휘하는 경기력과 함께 승패와 관계없이 서로 품고 다독여 주는 인간미는 스포츠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놓친 한국 여자 탁구 대표선수 신유빈이 자신을 꺾은 일본 여자 탁구 대표선수 하야타 히나(24)에게 다가가 웃으며 축하를 한 장면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일본 탁구대표팀 감독에게도 인사를 건네는 등 패자로써의 옹졸함보다는 대인배 행보를 보여 중계방송을 보고 있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사를 마친 신유빈은 한국 탁구대표팀 감독의 품에서는 눈물을 보이며 패배에 대한 설움을 다졌다. 12년 만에 천금과 같은 동메달을 우리 국민에게 선사한 신유빈은 20살의 어린 나이이지만 올림픽이라는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의 중압감을 스스로 이겨 내는 저력을 보였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세계 배드민턴 여제로 등극한 안세영(22)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의 아름다운 투혼은 감동의 연속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투혼은 세계인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끝까지 경기에 임해 금메달을 거머쥔 그의 부상 투혼은 눈물겨운 한편의 스포츠 드라마였다. 안세영은 지난 5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세트스코어 2-0으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했다. 명실상부 '배드민턴 여왕' 등극이다.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방수현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28년 만이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이 승리의 기쁨 표현과 함께 배드민턴협회에 남긴 '폭탄 발언'이 체육계를 흔들고 있다. 안세영은 "무릎 부상 정도가 심각했는데, 대표팀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 활동을 계속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배드민턴을) 계속해 나가고 싶지만, (대한 배드민턴)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며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며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후 국가대표팀 은퇴 결심이라는 보도가 도배되다시피 했다. 이후 안세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수들이 보호받아야 하는 부분,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 얘기하고 싶었다"며 "자극적인 기사 도배는 안타깝다. 선수 보호에 관한 얘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 내 얘기를 한번은 고민하고, 해결해 주는 어른이 계시길 빌어본다"고 재차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보호와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에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정부가 나섰다. 6일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안세영 선수가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 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현재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금의 스포츠계는 MZ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허빙자오(27)는 기권패한 선수에 대한 의리로 스페인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올라 기권 선수에 대한 존중과 의리를 표시했다. 유도 여자 57㎏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재일교포인 허미미(21) 선수는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는 효심도 보였다. 우리 체육계도 MZ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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