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에는 이산화탄소가 일정한 비율(0.04%)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탄소순환(Carbon Cycle)' 때문이라고 한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합성하면 이 유기물 내의 탄소는 먹이사슬을 통해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에게 순차적으로 이동한다. 생명체가 죽게 되면 이들 체내의 탄소는 생태계 내의 분해자, 즉 박테리아 활동에 의해 다시 대기로 배출되는 것이다.
생태계 내에서 탄소의 순환은 에너지의 순환이라고 할 수 있으며 건강한 생태계는 이러한 순환을 통해 탄소 평형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을 통한 이산화탄소의 초과 배출이 점점 문제를 일으킨다.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보다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탄소가 더 많아 탄소 순환계가 교란되기 시작했다. 배출되는 초과 탄소가 온실효과를 일으키고 기후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교란된 탄소순환의 고리를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고, 더 나아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흡수량을 증대하여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탄소중립 혹은 '넷제로(Net-Zero)'라고 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생산자인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 유기물이 되어 줄기, 가지, 잎 및 뿌리에 저장되고, 이 과정에서 산소를 방출한다. 유기물은 먹이사슬을 따라 소비자를 거쳐 이동하고 그동안 유기물의 일부가 호흡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되어 배출된다. 탄소는 생물체를 구성하는 원소 중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이렇게 나무를 통해 육상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고 한다.
나무의 줄기, 가지, 잎, 뿌리 등에 저장된 탄소의 양은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전체 산림면적에 서 있는 나무의 양(임목축적)을 구하고 이를 탄소의 양으로 환산하기 위한 탄소흡수 계수를 곱하여 구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산림이 매년 흡수하는 탄소의 양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탄소 저장량은 약 19억 3000만t, 흡수량은 4323만t이다. 산림이 저장하고 있는 탄소의 양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매년 흡수하는 탄소의 양은 2008년 최고치인 6150만t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흡수량이 감소하는 원인으로 산림 면적의 감소 혹은 산불 발생 등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산림은 전체의 82%에 해당하는 면적이 31년생 이상의 수목들로 이루어져 있어 대부분의 산림이 왕성한 생장기를 지나 흡수량이 점차 감소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바다는 지구의 탄소 순환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을 통해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줄이며 기후 변화의 충격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바다로 흡수되는 탄소를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부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25%가량을 해양이 흡수했다.
블루카본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산호초나 해초류, 염생식물, 갯벌 등의 해양생태계를 통해 흡수되는 데, 해양생태계의 탄소 흡수 속도는 육지 생태계보다 최대 50배가량 빠를 뿐 아니라 탄소의 저장 기간이 무려 수천 년에 달한다. 육지에서는 유기물의 분해 과정에서 산소가 흡수되고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지만, 물속에서는 산소가 차단되어 유기물 분해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지 못하고, 유기물과 함께 갯벌이나 바닷속 토양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연간 약 2.4㎏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그린카본이 12㎡의 면적이 필요하다면 블루카본은 7㎡의 면적을 필요로 하게 된다. 블루카본을 바다에 심는 비용 또한 그린카본에 비해 약 20분의 1 정도밖에 들지 않고, 자연 상태의 블루카본은 별도의 관리 비용조차 들어가지 않는다. 탄소중립을 위해 블루카본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