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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함이 없는 순전 나다나엘, 고백 리더십
간사함이 없는 순전 나다나엘, 고백 리더십
  • 경남매일
  • 승인 2024.08.0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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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인제대 경영학과 교수·시인
원종하 인제대 경영학과 교수·시인

"예수께서 나다나엘이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보시고 그를 가리켜 이르시되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요한복음1:47). 나다나엘은 갈릴리 가나 출신으로 친구 빌립의 전도를 받아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이 되었으며 '바돌로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 그 당시 로마의 식민 통치를 받고 있던 유대인들 사이에는 고통스러운 삶을 해방시켜줄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종말론적 메시아 대망 사상이 널리 유행하고 있었다.

대부분 유대인들이 기대하던 메시아는 정치적 메시아로서 이스라엘을 세계 최강으로 만들어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시켜 행복을 누리게 할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다나엘은 세상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과의 첫 만남은 그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메시아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인간은 장소와 시간의 범주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어느 공간에서 생활하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은 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모티브가 된다. 무화과나무는 나다나엘에게 기도의 장소, 생각의 장소, 공부의 장소, 변화를 꿈꾸는 혁명의 장소였던 것이다. 조용한 곳에서의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바라보는 관조의 시간은 자신의 마음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자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한밤중의 이삭은 들판으로, 엘리야는 광야를 가로질러 동굴 속으로,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을 찾았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을 보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그를 자세히 보았던 것이다. 평소에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고 그의 마음이 어떠한가를 꿰뚫어 보고 계셨던 것이다. 그는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기록에 대해 두루 능통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빌립이 예수님에 대해 전도를 할 때도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강하게 부인하였고 메시아가 갈릴리 나사렛 출신일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성경 어디에도 나사렛이라는 이름은 기록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갈릴리 출신의 선지자는 없다"는 속담까지 있었으니 그때의 인식은 어떠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본인이 갈릴리 가나 출신이기에 가나에서 멀지 않은 갈릴리 지역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그 지역의 문화와 정서, 주요 인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기에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생각은 자기 확신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한 결과 예수님의 메시아 됨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에는 '간사함'이 없었다. '간사(奸邪)'라는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나쁜 꾀를 부리는 등 마음이 바르지 않다 또는 원칙을 따르지 아니하고 자기의 이익에 따라 변하는 성질이 있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익에 따라 조삼모사(朝三暮四)처럼 변하는 마음을 말한다.

무화과나무라는 자기만의 친숙한 공간에서 자기의 기준을 세우고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던 나다나엘은 예수님을 만난 후 바돌로매(돌로매의 아들)에서 나다나엘(하나님의 선물)로 그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의 이러한 성품이 평상시에도 시대의 흐름과 이해관계를 뛰어넘은 정직함을 가지고 있었고 말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예수님과의 첫 대면을 통해 말씀을 들은 즉시 신앙 고백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적인 통찰력을 기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다나엘이 대답하되 랍비여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오 당신은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이다"(요한복음1:49). 육신의 자녀와 약속의 자녀로 이스라엘 사람들을 분류할 수 있는데 나다나엘을 '참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칭찬을 한 것을 보면 정직함과 순전한 마음 그리고 관용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순전한 마음 밭에 복음의 씨앗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초대교회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제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또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하시니라"(요한복음1:51). 나다나엘의 신앙고백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었다. 말씀으로 늘 준비된 성도들에게 진짜 주인이 나타났을 때 자기의 생각과 편견 그리고 세상의 지식은 무너지고 성령의 사람으로 거듭나 진짜 성도가 된 것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10:10). 예수님은 위선과 배신 그리고 남을 헐뜯는 것을 큰 죄라고 말씀하셨다. 이 세 가지는 말로 성령을 거역하는 행위이다.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서도 사하심을 얻지 못한다고 강조하였다.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보았다 하므로 믿느냐 이보다 더 큰 일을 보리라"(요한복음1:5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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