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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 전략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 전략
  • 경남매일
  • 승인 2024.07.3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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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논설위원·카이스트 자문위원
박광수 논설위원·카이스트 자문위원

삼성그룹을 창업한 호암 이병철 회장은 미래의 먹거리사업은 전자사업이라고 판단하고 1969년 사돈기업 금성사(현 LG전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자사업에 진출한다. 이병철 회장에 이어 제2대 삼성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한 이건희는 삼성전자를 전세계 1위 종합전자 회사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런 발전에 숨은 인재는 윤종룡 부회장, 최지성 부회장 등으로 볼 수 있으며, 반도체 분야 1위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을 뽑으라 하면 진대제 대표이사 사장이다.

2000년대 중반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제품이 무려 11개에 정도로 반도체 분야에서는 DRAM과 SRAM, 스마트폰용 칩, 디스플레이 구동칩, 액정용LED 등을 제조했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DRAM과 OLED 패널, 낸드플래쉬, 스마트폰, 초박형 컬러티비 등 5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중 이다.

이재용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를 수료한 탁월한 경영자로서 2022년 회장 취임 후 최첨단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의 제품을 확대하며 초일류기업의 틀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본인 스타일에 맞는 삼성전자 내부 인재를 선발하여 핵심사업을 책임지는 인사를 시행하며 경영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최근 큰 사업실책도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고대역 반도체 메모리 HBM(High Band Width Memory)개발팀을 삼성전자 2인자인 부회장의 지시로 해체한 것이다. 이런 정보를 입수한 SK 하이닉스는 해체되어 망연자실하던 삼성전자의 개발 핵심 엔지니어들을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서 스카웃한다. 삼성에 배신감을 가진 엔지니어들은 똘똘 뭉쳐서 주야로 개발에 매진 한 끝에 세계 최초로 HBM 메모리 반도체 1세대를 개발하여 2013년에 출시한다.

2019년 SK 하이닉스는 HBM2E를 출시하며 데이터 처리속도를 초당 3.6Gb로 올린다. 2021년에 개발에 성공한 HBM3는 TSV와 MR-MUF 기술을 활용해 DRAM을 12층으로 쌓아올린 반도체로 24Gb처리속도를 자랑하는 최첨단 반도체이다. 2025년 출시 예정인 HBM4는 처리속도를 2배 이상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과로 현재 SK 하이닉스의 HBM 시장점유율은 56% 정도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SK 하이닉스 현재 매출의 10%, 영업이익의 40%가 HBM 제품으로 일려진다. 한마디로 말하면 SK 하이닉스의 효자 제품으로 매출증대 및 이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디벨롭먼트는 2021년 3억 2500만 달러에 불과하던 HBM시장이 2027년 13억 2400만 달러로 급성장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성장 이유는 HBM 가격이 일반적인 DRAM 반도체보다 2-3배 정도로 고가로 알려진데다, 인공지능 AI칩 수요 급증에 따라 HBM 가격이 급상승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HBM3를 대량으로 양산하는 회사도 SK 하이닉스가 유일하며, 전세계 바이어들이 생산되자마자 즉시 구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엔비디아의 'A100'에는 SK 하이닉스의 HBM2E가 내장되어 있으며, 차세대 엔비디아의 GPU인 'H100'에도 SK 하이닉스의 HBM3가 내장 되어있다. SK 하이닉스의 HMBM 5세대 제품 HBM3E도 엔비디아, 에이엠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샘플을 주문하고 있다.

뒤늦게 HBM 사업의 중요성을 깨닮은 삼성전자는 HBM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섰으나, 이미 선두를 질주하면서 세계 유명 바이어들을 확보한 SK 하이닉스를 빠르게 추격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최근의 사례를 살펴보면 1983년에 반도체 사업을 동시기에 발표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메모리 반도체 개발과 공장 신설을 동시에 시행하였다.

하지만 LG반도체는 1983년 당시 구자경 회장의 반도체 사업 최종 보류로 반도체사업 실무진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어버렸다. 뒤늦게 나마 반도체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LG반도체는 6년 후인 1989년 반도체 공장을 청주에 건설하면서 반도체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IMF 사태가 발생하자 김대중 정부는 대기업 간의 구조조정 지시를 하면서 반도체 사업분야를 현대전자로 넘기면서 LG반도체는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이후 현대전자가 경영위기로 파산에 처하자 재빠르게 거금을 마련하여 반도체사업을 인수한 SK 하이닉스는 반도체 불경기가 끝나고 호황기로 돌아서자 SK그룹의 주요 매출을 일으키면서 핵심회사로 부각되었고, 현재 반도체 메모리분야 세계 2위, 고대역폭 HBM 반도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보면 반도체사업은 타이밍이 중요하며 한번 뒤처지면 이를 회복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은 사업임이 틀림없다. 아이러니 하게도 삼성전자가 일시적으로 포기한 HBM사업을 미래의 먹거리라고 판단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개발투자 결정이 SK그룹 매출성장에 커다란 결정타였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최근에 반도체 사업부문장인 경계현 부회장을 교체하면서, LG반도체 출신으로 삼성전자의 미래사업기획단장이던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 총괄 부문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언론은 이번 인사가 삼성전자의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하는 반도체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장은 가장 핵심 보직으로 이재용 회장의 핵심 참모나 갈 수 있는 자리이고 삼성맨들의 로망의 대상인 자리이다. 통상 반도체부문장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매년 12월말에 이루어 지는데, 7개월이나 앞당겨 정통 삼성맨 출신이 아닌 LG반도체 출신인 전영현 부회장을 임명한 것은 경영 환경을 변화시키는 파격적인 인사라고 볼 수가 있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삼성전자의 '초격차경영' 기조가 무너졌다는 이재용 회장의 질책이 있다. 반도체 메모리사업에서 1992년부터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던 삼성전자가 선두자리가 위협 받고 있다고 판단한 이재용 회장의 조치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SK하이닉스에 한참을 뒤처진 HBM 반도체 분야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인공지능시대에서 주목받는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엔비디아 등 빅테크기업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엔비디아의 기술인증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통과되었다는 발표도 있으나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표명을 보류 중이다. 삼성전자는 첨단제품인 12단 HBM을 선제적으로 개발하였지만, SK 하이닉스을 추월하려고 내놓은 8단으로 쌓은 5세대(HBM3E) 제품이 잇따라 고객사의 퀄(승인작업)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전영현 부회장의 발탁 이유는 DRAM, 낸드플레쉬 사업분야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 마케팅에서도 탁월한 전문가라는 점이다. 그는 경쟁사인 SK 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HBM 사업의 본격적인 추격의 선봉장으로 나서서 향후 5년 이내에 HBM사업 1위 자리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사업을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로 만들 것을 약속하면서 그동안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근간으로 반도체 사업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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