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화반 역사·의미 써내려가
경상국립대학교(총장 권진회) 대학원 식품영양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미영 한국음식문화재단 이사장이 '교방꽃상'(한국음식문화재단, 320쪽, 2만 2000원)을 발간했다. 이 책은 '한식세계화'라는 구호를 창시해 '한식의 날' 제정의 틀을 쌓은 박미영 박사가 20여 년 동안 천착해 온 진주비빔밥을 스토리텔링한 것이다.
박 박사는 "교방이란 조선시대 기생을 양성하던 지방 관아의 기관이었고, 교방음식은 지리산과 남해에 인접한 진주의 풍부한 재료를 이용해 접대를 위해 차려졌던 음식이다"며 "큰 교자상 한 상 가득 차려내는 게 특징인데 태(態)가 아름다워 꽃상이라 불렀다. 이는 진주만의 독특한 교방문화다"라고 말했다.
박 박사는 국내 최초로 대한민국 비빔밥의 모태인 진주화반을 복원하는 일을 20년 넘게 하고 있다. 전통 사족들의 부엌도 열었다. 진주성 전투의 혈전 이미지와 육회가 오버랩되는 허구를 뒤로, 삼국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천년이 넘은 화반의 역사를 추적했다. 진주화반을 따라가 보면, 동아시아를 휩쓸었던 고대 유교문화를 만난다. 일제강점기, 화반의 자리를 차지한 진주 장터비빔밥 이야기도 흥미롭다.
또한 우리가 진주비빔밥으로만 알고 있는 진주화반을 깊이 있게 파헤친다. "'고려거란전쟁'의 영웅 강민첨 장군의 소고기 혈식(날것 그대로 올리는 유교식 제사)에서 시작됐다는 유래를 끝까지 추적한다. 진주화반은 일제강점기 진주 중앙시장에 저렴한 개량소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이 들어서면서 대중화됐다. 진주냉면도 진주 정씨 가문의 구휼식에서 출발해 외식업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은 한식이라는 열쇠말에 우리 고유의 오방색을 입힌 첫 번째 작업이다. 이 책이 던지는 화두가 한식 세계화를 향한 울림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