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한 젊은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교육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교권 보호를 위한 여러 법안이 제정됐음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절망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교사들의 교권이 무너져내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교사노조의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교사의 84.1%가 서이초 교사 사망 후에도 현장에서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과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교사들의 주된 어려움으로 지적됐다. 70.1%의 교사가 학부모와의 관계를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았고, 56.2%는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교사들이 교육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그 중심에는 교사가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그들의 교육적 권위를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옛말처럼, 교사의 권위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학교는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갑질로 인해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교육적 가치와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교권 보호를 위해서는 교육 공동체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학생, 학부모, 교사로 이루어진 교육공동체가 균형 있게 작동할 때 비로소 교육의 백년대계가 실현될 수 있다. 학부모는 학교의 협력자이자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인식해야 하며, 교사는 전문성과 권위를 존중받아야 한다. 학생들 역시 교사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