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4 16:35 (일)
"내가 쓴 이야기, 누군가에겐 필요하죠"
"내가 쓴 이야기, 누군가에겐 필요하죠"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7.08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창] 이혜진 웹작가
한 번뿐 인생 열정 불태울 것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 표현
성인물 웹소설 쓸 때 쪽팔릴 각오를 했다는 이혜진 웹작가
성인물 웹소설 쓸 때 쪽팔릴 각오를 했다는 이혜진 웹작가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웹소설이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소설도 인기가 많지만 점점 웹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웹소설(Web Novel)은 한국의 4세대 장르문학이다.

웹소설과 웹동화를 쓰는 이혜진 웹작가를 지난 8일 오전 9시 서김해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일반 소설과 웹소설의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 소설도 전자책으로도 보기는 하지만 웹소설은 종이책보다는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볼 수 있기에 접근이 편리하다. 사람들의 흥미를 계속 유발해야 하기에 정말 재미있고 자극적인 소재가 필요하다.

누구나 웹상에 글을 올려 웹소설가가 될 수는 있지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쓰기는 쉽지 않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나도 팬층은 있었지만 대중적인 웹소설가로는 실패했다.

웹소설 쓰게 된 계기는

평소에 만화, 심리학, 대중서적, 과학서적(우주에 가는 이야기) 등에 관심이 많았고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를 특히 좋아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홍콩영화 비디오를 많이 봤다. 어머니가 홍콩영화에 흥미가 없어서 어린 내가 아버지와 같이 봤다. 만화의 세계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신일숙, 김혜림, 권교정 만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했다. 하지만 작가가 돼야 겠다는 결심을 한 적은 없었다.

2017년까지 우울증이 심해서 드러누워 울기도 하며 지내던 중이었다. 친구들이 그러다가 폐인이 된다고 했다. 뭘해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나에게 글쓰기 능력이 조금 있다는 것을 알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성인지물과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성인지물 동인지를 발간했다. 형편없이 썼으나 책이 좋다고 사준 사람들이 많았다. 책을 사주러 멀리서 온 사람도 있었다. 의외로 많이 팔려서 자신감을 얻었다.

성인물 웹소설을 쓴 이유는

한 번뿐인 인생에서 열정을 불태워보고 싶지 않은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했다. 내가 쓴 이야기가 세상의 누군가 필요로 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서툴러도 그 사람에게 필요하다면 그 사람과 만나게 해줘야 한다. 모든 예술이 고급일 수는 없다. 고급일 필요도 없고 내 마음에 꼭 맞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고급, 중급, 하급이 다 필요하다. 나의 성인 소설이 200년 뒤에 문학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지 않은가. 잘난 사람들의 인생만 받들다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내부검열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성인물 웹소설로 시작했다. 진한 사랑의 소설을 쓸 때는 자기검열을 물론 한다. 가족이나 지인이 읽었을 때 반응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읽는 누군가에게는 성인물의 이야기가 대단히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한 번 쓰기가 어렵지, 두 번째는 면역력이 생기고 세 번째는 더 편한 마음으로 써진다. 쪽팔릴 각오를 한다. 너는 쪽팔리는 글이라도 써봤냐? 그렇게 자신을 다졌다. 쪽팔려도 나의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고 싶다. 이 소설을 계기로 명성을 얻을 수 있다면 써야 하지 않겠는가? 이야기가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순수창작물·사업 방향 전환한 이유는

성인물 웹소설을 쓰다가 순수 사랑 소설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세속적인 이유로는 대중적이지 않아서다. 나의 소수 팬층만 성인 웹소설을 좋아해 줬다. 한 달 동안 글을 전혀 쓰지 못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연필과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작이 웹소설이었기 때문에 '그라폴리오' 사이트에 바로 올렸다. 웹툰작가와 웹동화작가로 바로 시작하고 디자인 회사와 계약해서 나의 그림이 핸드폰 케이스에도 들어가게 됐다.

좀 더 넓은 세계로 범위를 넓혔으나 독자층이 확장되지 않아 작가로서의 삶이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에 국가지원금을 받아서 여러 가지 행사나, 여행이나, 상품(달력, 담요) 등을 기획하는 일도 하게 됐다.

실천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무엇이든 생각하면 과감하게 바로 실천하는 성향이 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을 때 생각을 적당히 하고 결론이 나면 바로 행동하는 편이다. 망설이는 기간이 길어지면 힘들어진다. '고민하고 결론이 났으면 그냥 하세요'라고 한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과 해야할 일을 구분해서 하는 것은 중요하다. 직감이 아니라고 외칠 때는 브레이크를 걸고 멈추면 된다.

창작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

망상(공상)을 좋아한다. 우리의 행동들이 과거와 미래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지금의 내가 어딘가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이 창작을 이루는 상상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기획편집과 종이책을 쓰는 작가는 26년까지 하고 싶다. 지금은 사업적인 것에 비중을 두고 있다. 창작은 평생할 것이다. 지금은 나의 창작에 기반이 돼 줄 사업들에 매진하고 싶다.

어떤 마음으로 새로운 일을 쉽게 벌이는가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는 편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저지르면 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실패할 목표라도 세워야 뭐라도 쓸 것 아닌가.

실패해도 경험치가 쌓인다. 일을 저지르면 의외로 잃을 게 없다. 사업도 저지르고 수습하고 마무리하면 된다. 출판사도 3년 전에 '1인 출판사 차리는 법'이라는 책을 읽고 난 뒤에, 바로 출판사 사업을 신청하고 등록하는 데 3일 걸렸다. 사업자등록증을 들고 나오면서,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최근에 김수로왕과 허왕후 이야기를 다룬 '금바다 이야기'(삽화소설)를 출판했다. 상업책을 처음 내고 ISBN 등록을 했다. 책 인쇄 후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했다. 모르면 물어보면 된다.

이혜진 웹작가 프로필

웹소설가, 웹동화작가, 소설가이다.

웹소설 대표작으로 '악마에게 10억을 받고 남편을 팔아버렸다', '은하수의 신을 만나다', '황부군 목찬 씨 이야기' 등(전자책)이 있다. 도슨트 갤러리 기획자 및 홍보 담당 일을 하며 '이노의 마법책' 출판사 대표, '요모조모 한컷웹툰'(웹동화작품). 삽화 소설 '금바다 이야기' 등을 출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