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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수산물 '김'
귀한 수산물 '김'
  • 경남매일
  • 승인 2024.07.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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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발본부장
김제홍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발본부장

UN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해산물 소비량은 인구가 적은 몇몇 섬나라를 제외하고는 포르투갈(57.2㎏)에 이은 세계 2위(57.1㎏)이다. 그러나 해조류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압도적 1위(68.4㎏)가 된다.

일연의 삼국유사에 신라시대부터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김을 먹어왔다. 대표적인 해조류인 김에는 비타민 A가 당근의 3배, 비타민 C는 레몬보다 1.3배, 비타민 B1은 달걀의 14배나 함유되어 있고 식이섬유도 양배추의 16배나 함유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인조 18년(1640년경) 병자호란 때 의병장이었던 전남 광양 태인도의 김여익이 해변에 표류해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은 것을 보고 양식하기 시작하여 그 양식법을 널리 보급하였다 하여, 그의 성(姓)을 좇아 '김'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전라남도 광양시에는 그가 처음으로 김을 양식한 곳인 김 시식지(始殖址)가 있으며, 전라남도기념물 제1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국의 김 양식 면적은 약 600㎢로, 서울 여의도의 218배에 달한다.

그동안 김은 저렴한 수산물로서 한국, 일본 사람들만 주로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먹는 바람에 김 가격이 폭등하여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김 생산자와 가공·수출기업이 기술 혁신과 신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고, 미국,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중동, 남미와 같은 신규 시장을 개척한 결과 김 수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8% 증가, 수출국도 지난 2010년 64개국에서 지난해 말 124개국으로 거의 2배가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120개국에 수출하여 수출액이 1조 원을 넘어 일명 '검은 반도체'로 불리고 있다. 올해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도 김 수출은 수산식품 수출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 세계 김 시장의 규모는 약 15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오는 2028년에는 249억 불의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는 김 산업 양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충남 서천, 전남 해남·신안을 '김 산업 진흥구역'으로 지정하고, 올해에는 전남 장흥·진도까지 확대해 김 양식 생산, 가공, 수출 전 과정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고, '국립 김 산업 진흥원'을 설치하려는 법안이 최근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산업은 위기에 놓여있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름은 18일 길어지고 겨울은 8일이 짧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은 김 생산에 치명적이다. 김의 적정 생육조건은 해수 온도 8℃~10℃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해역 표층 수온은 1968∼2022년 사이 1.36도 상승(세계 0.52도 상승)했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김의 생육기간이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위기는 어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일손의 부족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어촌의 70대 이상 인구 비율은 41.1%를 차지했다. 또, 2000년 어가 인구는 25만 1349명에서 2022년 9만 805명으로 63.9%나 줄었다. 김 양식장에서는 외국인 인력이 없으면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 외국인조차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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