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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사천시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시각
진주시·사천시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시각
  • 경남매일
  • 승인 2024.07.0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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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 창원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
김정기 창원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

경남 도내 기초지자체 간 통합을 살펴보면, 지난 5월 사천시에 우주항공청 임시청사가 개청됨에 즈음하여 진주시장이 진주·사천 행정통합을 제안한 바 있으며, 최근 진주지역 경제, 문화, 체육, 학계 등 시민단체 대표 등이 사천·진주 행정통합을 논의하기 위한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방자치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하여 통합론(광역행정론)과 분리론(소규모 자치론)이 존재한다. 행정통합을 통한 광역행정 통합론은 효율성 가치에 중점을 두는 반면에, 소규모 지역단위 자치의 분리론은 민주성 가치에 중점을 둔다. 대한민국 항공우주청 청사를 유치한 사천시와 진주시의 행정통합 제안과 유사한 사례를 미국의 린든 B. 존슨 우주 센터를 유치하였던 클리어레이크시티와 휴스턴시와의 통합 사례에서 볼 수 있다.

1961년 미국의 우주센터 건립이 결정되면서 휴스턴시 행정구역을 벗어난 행정구역인 클리어레이크시티가 마스터플랜에 의하여 조성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린든 B. 존슨 우주 센터는 휴스턴의 위성도시로 만들어진 클리어레이크시티에 1961년에 설립되어 1964년에 미국의 모든 유인 우주 계획을 총괄하는 본부가 되었으며, 1969년 7월 세계 최초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의 첫 번째 달착륙을 지휘하였다.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첫 호출 일성은 '클리어레이크!'가 아닌 '휴스턴!'이었으며, 이 때문에 우주 관련 미국 영화에서 우주선 비행사들의 첫 번째 호출 부호는 '휴스턴!'이 되었다. 생활권이 휴스턴이었던 클리어레이크시티 주민들의 반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클리어레이크시티는 휴스턴시로 1977년에 통합(합병)되었다.

대한민국 항공우주청의 사천 개청으로, 경남도의 서부 권역 성장거점 육성 및 도시 간 생활권 연계를 추진하는 방향의 행정체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주항공청 개청과 이와 관련된 산업시스템 구축과 확산에 필요한 행정서비스 기반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즉 행·재정적 역량 강화를 위해 진주시와 사천시의 통합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진주와 사천시의 통합은 두 지자체 시장의 행정통합 의지,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검토, 진주·사천 시민의 참여와 숙의과정 등을 통해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자치체의 공공재와 서비스 공급의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의 범위를 생활권, 정주권, 혹은 도시 개발권(계획권)과 일치하는 지역적 범위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생활쓰레기 광역소각장 설치와 같은 갈등의 문제도 함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행정통합으로 광역화된 지자체의 민주성을 보완하기 위해,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회 기능을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주민자치회의 기능을 근린생활 행정으로 국한하되, 주민자치회장의 권한과 책임 강화를 위해 직선으로 선출하고, 읍면동별 특성에 부합하게 주민세를 주민자치회에서 운용하도록 재정권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경남 서부권역이 사천과 진주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우주항공 관련 산업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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