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뜨거운 맛' 올여름 더 위기
미래 플라스틱의 역습은 생존에 경종
소재 확보 못할 땐 국가산업 위기 초래
올바른 질문 통해 미래 밝힐 대안 제시
7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지면으로 읽는 두 번째 강의
강사: 이정환 전 한국재료연구원장
주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스크 줄이기'
"다가올 미래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저출산이 부르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국가 소멸까지 갈 수 있다는 경고에 휩싸여 있다." 제7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2차 강의가 열린 25일 저녁 7시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대연회장. 7기 CEO 60여 명이 이정환 전 한국재료연구원장이 전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스크 줄이기'를 경청했다.
이 전 원장이 강연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안고 있는 리스크의 현재와 미래를 지면에 요약해 싣는다.
우리에게 닥친 현재 미래 리스크는 암울하다. '다가올 미래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라는 질문은 굉장히 중요하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공짜는 없다.
◎ 저출산 따른 인구 리스크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위기다. 저출산의 벼랑 끝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 강점기보다 더 심각하다. 빼앗긴 나라는 되찾을 수 있어도 소멸한 나라는 되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출산의 늪에서 급증하는 노인 부양비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한국이 해결해야 할 인구 문제의 본질을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출산율에 초점을 두지만 노인 부양비 증가 폐해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저출산 속도가 너무 빨라 부양비가 높아지면 연금, 의료보험 등이 부도 나서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가 붕괴될지도 모른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비교조차 못 할 꼴찌다. 국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예산을 쏟아부어도 약발이 전혀 없다. 이 시점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외국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헝가리는 "아이 키우는 게 힘들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지난 13년 동안 가족 지원 법안을 30여 개 통과시켰다. 주택 최우선 순위 공급과 30세 미만 여성 적극 지원하는 데 힘을 썼다. 출산 여성의 경우 30세까지 소득세를 면제했다. 30세 전에 첫아이를 낳으면 다자녀를 갖는 경우가 많다. 일본 기업인 '이토추상사'의 예를 들어보면 9년 만에 출산율 0.6명에서 1.97명으로 '기적'을 낳았다. 일하는 방식을 개혁해서 성과를 일궜다. 아침형 유연 근무제 도입이나 야근 금지, 주 2회 이상 전 사원 재택근무제 등이 눈에 띈다.
늙어가는 한국은 저출산과 함께 또 다른 미래 리스크다. 고령사회는 국가 경쟁력이 저하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어차피 닥친 고령사회에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노인이 신소비권력으로 등장하면서 노인친화기술이 뜨고 있다.
노화가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급속히 진행하는 변곡시기(distinct inflection points)를 거친다는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을 따르면 34, 60, 78살 시점에 급속한 노화가 일어난다. 고령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연구와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 기후 변화 미래 불안 리스크
기후 변화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강력하다. 지구 온난화가 몰고 오는 불안한 미래를 현재 느끼고 있다. 알래스카 빙하 홍수라든가 바다 수온 상승이 부른 산호 백화현상은 벌써 옛이야기처럼 받아들인다. 실제 너무 심각한데도 말이다. 올여름이 예년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과 많은 비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 기온을 일상으로 받아들일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50년 만에 가장 뜨거웠다. 12개월 가운데 8개월이 더위 신기록에 놓였다. 엘리뇨 등 뜨거운 바닷물의 영향으로 올여름 '뜨거운 맛'을 볼 준비를 해야 할 처지다.
기후위기 대응과 문제점 해결의 출발점은 정확하고 과학적인 측정이 따라야 한다. 정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정,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의 측정, 생태계에 흡수되는 탄소 플럭스 측정 등을 들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테크나 OKR(Objective Key Results)로 부의 기회를 창출할 설루션에 접근해 볼 수도 있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나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는 기후적응 기술을 이용한 산업을 의미한다. OKR은 경영전략을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하는 경우다.
◎ 미세 플라스틱 해양 생태계 위협
플라스틱의 역습은 강력한 미래 리스크다. 우리는 매일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산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해양으로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먹이사슬 제일 위에 있는 인간이 수산물 섭취하고 체내에 플라스틱을 남긴다.
한 연구는 모유 속 초미세 플라스틱은 다음 세대로 전이돼 자손이 비정상적 체중증가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생수병에 담긴 물에서 ml당 1억 개가 넘는 나노 플라스틱이 가득하다.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환경 과학 기술' 저널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성인이 하루 2L 물을 마신다면 연간 120조 개의 나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나노플라스틱(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미만)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나노 플라스틱은 혈관을 타고 세포나 뇌, 태반에까지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 몸을 병들게 하는 플라스틱의 사용 억제는 당연하다. 플라스틱 용기 환급제도 실시와 1회용 사용을 줄여야 한다.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뿐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 독성 해독 치료법과 생분화 방안 연구가 실제적으로 더 이뤄져야 한다.
◎ 희소금속이 부르는 산업 리스크
우리나라는 소재 개발에 매진하지 않으면 미래 리스크를 계속 품게 된다. 소재가 없으면 미래 경제 발전의 한계를 직면하게 된다. 수만 개 센서로 이뤄진 스마트 팩토리는 엄청난 전기 공급이 필요하다. 이 스마트 팩토리에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자율 독립전원 소재(자장을 전기로 바꾸는)를 적용하면 전기 공급의 90%를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소재는 문명을 이끌어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재 개발에 뒤처지면 미래 사업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안게 된다. 앞으로 각광받을 미래 소재는 저전력으로 긴 수명의 모든 색을 구현하는 광 소재(질화칼륨), 철보다 가볍고 더 강한 소재(탄소 섬유), 머리카락보다 더 얇게 만든 동박(초박형 동박), 고용량·고출력 배터리용 소재(양극재 활물질), 그 외 기가 프레스, 3D 프린터 등이 있다. 미래차를 비롯한 신산업과 이차전지, 풍력·태양광 등 신에너지, 저탄소화 분야의 핵심 소재인 희소금속를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산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12대 국가전략기술 산업에서 희소금속은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공급이 끊기면 국가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96.99%를 차지하는 중국이 희토류 자원 전쟁에서 승자가 돼 궁극의 독점을 꿈꾸고 있다. 이에 맞선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으로 생산시설의 탈중국화를 꾀하고 있다. 이른바 '알타시아(Altasia)'의 부상이다. 알타시아 14개국 가운데 한국과 대만, 일본이 첨단기술과 자본을 담당한다.
핵심 광물 자원 무기화와 소재기술 무기화에 맞선 '도시광산'으로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사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용 후 희귀 광물을 다시 추출하는 사업으로 핵심 광물 리스크를 낮추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우리 미래에 대한 올바른 질문은 앞으로 닥칠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개인과 기업, 국가가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점진적 변화로 나아가기보다 혁신적 파괴인 메타노이아(단번에 돌아서는 마음)를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