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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 화재,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전지 화재,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 경남매일
  • 승인 2024.06.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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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화재는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불의의 재난이 아니라, 우리가 안전 관리와 화재 예방에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고다.

화재는 22시간 만에 진화됐다. 당시 공장에는 67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이었다. 특히 리튬전지 완제품이 대량으로 보관된 공간에서 발생한 불은 800~1000도에 달하는 고온과 다량의 유독가스를 동반해 조기 진화가 어려웠다. 소방당국이 신속하게 대응했음에도 대형 인명 피해를 막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튬전지는 그 특성상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 매우 어렵다.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결국 모든 것을 태울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고는 이러한 리튬전지의 특성을 감안한 화재 예방과 진압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노동자 안전도 문제다. 화재 당시 2층에 있었던 노동자들이 대피하지 못한 이유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재대로 대피하지 못한 것은, 화재 상황에 대한 정보 전달과 대피 연락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할 수 있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은 그 자체로 '화약고'와 같다. 특히 리튬전지가 다량으로 보관된 경우, 화재 예방과 신속한 대피 및 진화 방안이 필수적이다. 공장의 소방시설이 최근 자체 점검을 통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무력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화재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화성 화재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안겨준다.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 철저한 예방과 관리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명복을 빌며,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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