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람들은 명절의 차례나 기제사(忌祭祀) 생일잔치, 혼인잔치 때 비빔밥을 해 먹는다.
지난 1978년 7월 26일 문공부 문화재관리국에서 선정한 토속 맛 향토음식 100종류에서 경상도 음식으로 통영비빔밥이 선정되었고, 조선일보 1984년 12월 18일 기사에는 88년 서울올림픽까지 올림픽식품 개발에서 통영비빔밥이 포함되었다고 나온다.
통영비빔밥은 제철에 맞게 콩나물, 오이, 호박, 가지, 박, 시금치, 미나리, 국파래, 생미역, 톳나물, 솎음배추, 방풍, 무, 부추, 건대, 쑥갓 중에서 계절에 따라 10가지 이상의 나물을 넣는다. 여기서 빠져서 안 되는 재료가 미륵도 근처 이끼 섬에서 자생하는 방풍초(防風草)라 불리는 '방풍나물'이다.
만드는 법은 콩나물은 삶고 부추와 시금치는 파랗게 데쳐 양념에 각각 무친다. 톳나물과 미역도 각각 양념장에 무친다. 무, 호박은 채 썰고 오이, 가지는 은행잎 모양으로 썰어 조갯살과 함께 각각 볶아 놓는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조갯살을 볶은 다음 물을 5컵 부어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한소끔 끓인 후 두부를 썰어 넣는다. 위의 각각의 나물을 대접에 둘러 담고 중앙에 두부 탕수국을 부어 밥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 먹는다.
통영 사람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톳나물은 볶은 조개에 두부를 섞어서 만든다. 이 톳나물을 나물밥의 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 통영 나물비빔밥을 돌김에 싸서 건어찜과 먹는 감칠맛은 통영 사람들이 아니고는 알 수 없는 특별한 맛이다.
그래서 통영 사람들은 비빔밥이라는 말보다 '너물밥'이 더 익숙해져 있다.
이 '너물밥'의 '너물'은 큰 대접에 여러 가지 나물을 가지런히 얹고 볶은 바지락 국물을 자작하게 함께 섞어 내는데, 감칠맛 나는 바지락 국물이 들어가 구미가 바짝 당길 정도이다. 이를 밥과 함께 비벼서 먹으면 입안에 감칠맛이 돌며 식욕을 돋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바지락을 참기름 두르고 볶아낸 조개 국물로 방풍나물을 무치면 나물 사이로 뽀얀 국물이 자작하다. 우러난 바지락 국물은 나물 맛을 풍성하게 하고 감칠맛을 최대로 끌어올릴 뿐 아니라 비벼 먹을 때 밥과 각종 나물이 서로 조화롭고 촉촉한 맛을 내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