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촉발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연일 정치권 논쟁을 뜨겁게 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 허황후 기념공원 기공식 참석과 세계적 문화유산 타지마할 방문에 대한 문 전 대통령 측의 해명이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는 형국이다. 첫째, 탑승자 36명이 비행기 안에서 먹은 네 끼 음식값이 무려 6292만 원이라고 하는데, 산술적으로 한 사람이 한 끼에 43만 7000원을 먹은 꼴이 된다. 그러나 해외여행 시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은 한 끼에 10만 원 전후인데 어째서 이렇게 많은 금액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에 대해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은 6292만 원 중에 운송비, 보관료 등의 비용이 65.5%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음식값은 재료비, 운반, 조리, 보관, 인건비 등 모두를 포함한 금액이다. 다시 말하면 냉면 한 그릇을 1만 5000원에 먹었다면, 종업원 인건비, 재료비, 세금, 공과금, 건물 임대료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그러나 종업원 인건비, 재료비, 세금, 공과금, 건물 임대료 등을 제외한 순수 냉면값은 5000원 밖에 안된다는 주장은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인도 방문단 36명의 기내식, 음식값은 6292만 원이고, 한사람이 한 끼에 43만 7000원을 먹은 것이다.

다음으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은 '인도 측의 거듭된 요청'에 의한 것이란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주장은 사인(私人)간의 거래라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외교를 안다면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다.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하루 전인 지난 2018년 11월 3일 인도 외무성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영부인 인도 방문'이라 공지하면서, 7일 오전 10시 타지마할 방문 등 세부 일정을 공개하고 있는 내용을 데일리안은 홈페이지 사진을 캡처하여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은 예정된 것이 아니라 허황후 기념공원 기공식장에서 인도 측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고민정, 황희 두 의원의 해명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수영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 5일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을 단장으로 인도 방문일정을 확정했고, 출국 비행기는 대한항공(KE, 481편), 귀국 비행기는 아시아나(5Z, 768편)로, 방문 스케줄이 모두 확정된 상태에서 김정숙 여사가 갑자기 등장하여 민항기를 취소하고, 대통령 전용기(공군2호기)를 교체해 버렸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7월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타지마할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적 있어, 셀프 초청은 아닌가? 라고 의혹을 가질 수 있다.

또한 도종환 장관이 인도를 방문하게 되면 2500여 만 원이 소요되는데, 김정숙 여사가 합류하여 4억 원의 국고가 들어가게 되어, 이 또한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영부인의 첫 단독외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이 인도 방문단 단장이고, 김정숙 여사는 정부대표단 특별 수행원이며, 신봉길 주 인도대사 부부가 정부 공식 수행원이다.

공인은 누구나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지난 2019년 6월 11일 중앙일보 남정호 논설위원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라는 칼럼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이 정정보도 신청을 했지만 패소했는데, 또다시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고소한다는 말이 들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