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2 19:23 (금)
"혁신학교? 이게 가능해… 10년 미래학교 모델로 성장"
"혁신학교? 이게 가능해… 10년 미래학교 모델로 성장"
  • 김명일 기자
  • 승인 2024.06.19 2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4년 첫 설명회 의문 제시
책상 배치 바꾸고 토론식 수업
학생·교사·학부모 만족도 84%
11개교서 148개교로 확대 운영
수시진학률 일반고보다 5.2%p 높아
수업 활성화·배움 깊이 달라
2014년 7월 16일 창원과학고 강당에서 열린 '경남형 혁신학교' 설명회에서 서길원(경기도 보평초) 교장이  '혁신학교의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14년 7월 16일 창원과학고 강당에서 열린 '경남형 혁신학교' 설명회에서 서길원(경기도 보평초) 교장이 '혁신학교의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경남형 혁신학교 추진

◇혁신학교 설명회, 혁신학교가 뭐야

"혁신학교가 뭐야?"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는 이런 의문과 함께 출발했다. 박종훈 교육감 취임 후 경남교육청은 지난 2014년 7월 16일 창원과학고 강당에서 '경남형 혁신학교' 설명회를 열었다.

강당은 혁신학교를 배우려는 교직원들의 열기로 가득했고, 참석자가 많아 자리를 못 잡은 교사들은 통로에 앉아 설명을 들었다.

강사로 나선 서길원(경기도 보평초) 교장은 '혁신학교의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서 교장은 "한국 학생들은 수학, 과학 실력은 최고인데 자신감과 흥미는 밑바닥이다. 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학교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학교문화 변화 전략으로 '행복한 교실 만들기' 등을 소개하면서, 선생님이 달라져야 교실이 행복해진다며 교실 중앙에 있는 교단을 아이들 곁으로 옮겨 아이들과 벽을 없애고 '상벌점' 게시판을 없애는 등 교실을 소통의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질문할 때, 교사는 허용적인 표정, 미소, 끄덕임, 추임으로 반응하고, 아이들의 눈을 골고루 맞출 때 수업이 행복해진다고 설명했다.

당시 혁신학교 설명회에 참석했던 황금주 교사는 "이게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며 "학생의 무반응과 수업이 무기력해진 상황에서 교사들이 노력해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행복학교 도입은 교사의 무기력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먼저 혁신학교를 시행한 경기도 일부 학부모들은 혁신학교가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었고, 고등학교는 도입하기 어려운 교육정책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2023년 봉명중학교 수업 나눔 모습 .
2023년 봉명중학교 수업 나눔 모습 .

◇학생 중심으로 학교를 바꾸다

행복학교를 도입한 학교의 변화는 교문에서 시작됐다.

지체 높은 교장 선생님이 교문에서 아침맞이를 했다. 학교장은 등교 시간 교문에서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하이 파이브'를 하며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간혹 아침을 굶고 온 아이를 발견하면 토스트를 구워 주며 따뜻하게 보살폈다.

교실도 크게 바뀌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이어져온 한 일자(ㅡ)형 책상 배치는 디귿(ㄷ) 자 모양이나, 모둠(ㅁ) 형태로 바뀌었다.

수업을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바꾸고, 토론식 수업을 했더니 교실에 활기가 넘치고, 자신감을 얻은 학생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공부하며, 그 결과를 발표하는 프로젝트 학습을 도입했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이 주체가 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의 진행도 많이 바뀌었다. 전 교직원이 함께 참여해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협력하는 가운데 교육과정과 학교 주요활동을 결정한다.

수업의 변화를 위해 선생님들이 함께 노력하는 모습도 눈에 띄는 변화다. 선생님들은 각자의 수업 개선이 아니라, 수업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수업을 혁신하려고 전문적학습공동체도 구축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는 교사들이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 협력하는 학습공동체다.

학교에서는 수업나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학교 밖 학습공동체는 지역과 협력을 통해 내실 있는 행복학교 운영, 인근 학교와 지역에 행복학교 운영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며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적인 학생자치 활동이 활성화됐다.

상벌점제를 없애고 학생자치가 활성화되면서 학생들이 학교 규칙을 정하고 스스로 지킨다. 학생들이 서로 토론을 하고 공청회도 하며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있다.

학생 주도로 입학식과 축제, 운동회, 수학여행 등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며,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도 교육의 동반자가 됐다. 학부모가 자신의 재능을 적극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많은 학교에서 학부모가 '그림책 읽어주기' 그림자극, 수학 협력교사, 벽화그리기, 체험학습 안전지도, 계절학교 지도교사 등 아이들 교육을 위해 교사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2024년 행복학교 담당교사 토론회.
2024년 행복학교 담당교사 토론회.

◇행복학교 11교에서 148교로 성장… 공교육 미래교육 모델로 안착

"이게 가능할까?" 이런 의구심으로 출발한 경남 학교혁신 10년. 교사들의 의문 속에서 출발한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는 공교육 미래학교 모델로 성장했다.

행복학교는 민주성, 미래성, 공공성, 지역성의 운영철학을 바탕으로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 미래를 준비하는 배움중심 교육과정 운영, 전문적학습공동체 구축, 소통과 배려의 공감 학교를 목표로 추진됐다.

경남형 혁신학교는 지난 2014년 7월 혁신학교 설명회를 시작으로, 준비 기간을 거친 후 2015년 11교로 출발했다.

그러나 혁신학교는 도의회에서 혁신학교의 명칭이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따라 행복학교로 이름을 바꿔 추진했다.

지난 2015년 11교로 출발한 행복학교는 2024년 148교로 확대 운영하고 있으며, 공교육 미래 학교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올해 지정된 행복학교는 유치원 6개, 초등학교 3개, 중학교 4개, 고등학교 1개 14개이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1월 18일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에서 직무 연수와 신규 및 재지정 행복학교 현판 수여식을 열었다.

박종훈 교육감은 "경남 혁신교육 10년의 실체가 행복학교이다. 행복학교와 함께한 10년 동안 행복학교를 바탕으로 학교의 본질과 모습을 만들어 나갔다. 행복학교 만족도는 지속해서 증가했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형 성장이 가능했다. 2024년에는 경남교육과 행복학교 10년의 성과가 경남의 모든 학교에 스며드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종훈(앞줄 가운데) 교육감 등 교육청 관계자가 혁신학교 특강을 듣고 있다.
박종훈(앞줄 가운데) 교육감 등 교육청 관계자가 혁신학교 특강을 듣고 있다.

◇만족도 높은 공교육 미래학교 모델

행복학교 도입 당시 경기 지역 학부모들은 혁신학교는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인터넷 댓글도 있었고, 고등학교는 수능시험 때문에 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경남 행복학교는 이런 우려를 극복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은 공교육 미래학교 모델로 안착했다.

경남교육청이 한국교원대에 의뢰해 실시한 행복학교 설문조사 결과 행복학교 만족도는 지속해서 증가했고, 일반고보다 높게 나타났다.

행복학교 교육 주체별 만족도는 지난 2018년 82.1%에서 2023년 84.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행복학교 만족도는 교사 87.0%, 학생 83.0%, 학부모 82.4%로, 평균 84.1%로 나타났다.

일반고는 교사 77.6%, 학생 81.6%, 학부모 81.0%로, 평균 80.1%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미래역량도 행복학교 졸업생이 일반고 졸업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행복나눔학교 졸업생 미래역량 조사는 △학교생활 △학업관련 △심리관련 △진로성숙관련 등 항목으로 실시했다.

지난 2023년 행복나눔학교 미래역량은 73.9점, 일반고 미래역량은 72.7점으로 행복나눔학교가 1.2점 높았다.

시행 당시 고등학교는 도입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행복고등학교 대학 진학률은 일반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5년 행복고등학교 졸업생 대학 진학률은 2018년 83.1%, 2019년 89.4%, 2020년 88.9%, 2021년 91.7%, 2022년 87.3%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 신장에 따른 학업성취 요구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 수시모집에서는 행복학교가 일반고보다 진학률이 높게 나타났다.

행복고등학교는 최근(2020~2022학년) 3년간 진학률 평균은 87.2%, 일반고는 82.0%로 행복고등학교가 5.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행복학교가 일반고보다 수시모집 진학률이 높은 것은 도내 고3 수험생 약 80%가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마을연계 교육과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활동했던 부분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함으로써, 이런 교육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아 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보상 학교혁신과장은 "행복학교가 일반고 보다 만족도가 높은 것은 행복학교 교육과정이 창의적이고, 학년별 프로젝트 운영과 사계절 학교 등 특색과정 운영, 교사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려고 교육과정을 협력하고 이를 통해 수업이 이뤄지고, 일반 학교에 비해 굉장히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수업이 깊이가 있다"며 "또 아이들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고, 활동 내용을 발표하는 등 학생자치활동이 활성화돼 있고, 학부모 의견도 반영해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