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01:32 (월)
현대로템, 고속철도 차량 사상 첫 수출
현대로템, 고속철도 차량 사상 첫 수출
  • 황철성 기자
  • 승인 2024.06.17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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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과 2700억 규모 사업 수주
250㎞/h급 동력분산식… 총 389석
K-고속철 우수성 세계 홍보 주력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한국형 고속철도차량이 국산화 착수 30년 만에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 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수출에는 첫 국산화 목표였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동력분산식 고속차량까지 개발하며 30년 가까이 기술력 고도화에 역량을 쏟았던 정부와 국내 기술진들의 노력이 있었다.

국내의 KTX-이음(EMU-260)과 유사한 이번 고속차량은 250㎞/h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총 6편성이 공급되며 편성당 6량이 아닌 객차 한 칸이 추가된 7량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며 총 좌석은 389석이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은 모든 차량에 동력 기관이 설치된 차량으로 현재 전 세계에 운용되는 고속차량 중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차량 앞뒤에만 동력 기관이 존재하는 동력집중식보다 가감속 성능이나 수송력, 승객 안전성 등이 장점이다.

이번 고속차량에는 우즈벡 철도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도 이뤄진다. 한국처럼 표준궤(1435㎜)가 아닌 궤도 폭이 넓은 1520㎜ 광궤를 현지에서 사용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광궤용 대차가 적용되고 현지 전력에 호환되는 동력 장치도 탑재된다. 우즈벡의 역사 플랫폼 높이가 200㎜로 낮은 점을 고려해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사막 기후의 높은 고온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에 집중하는 등 쾌적한 승차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좌석 등급 또한 3개(VIP, 비즈니스, 일반)로 나눠 목적에 맞는 고속차량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며, 장거리 운행을 고려해 차량 내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당 칸도 마련될 계획이다.

국산 고속차량의 역사적인 첫 해외 진출이 성사된 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외교와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속철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사업 성사를 위해 우즈벡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금융지원을 결정하면서 수출길을 열었다. 고속차량 기술을 보유한 해외 철도 선진국들이 국제 입찰에서 자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매국에 양허성 자금을 제안하는 관례를 고려한 조치다.

고속철도 변천사
고속철도 변천사

또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50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를 개최하며 회원국인 우즈벡에 국내 고속철 기술을 알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외교부도 지난해 '한-우즈벡 비즈니스포럼'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3월 '제16차 한-우즈벡 정책협의회'를 가졌고, 주우즈벡 대한민국 대사관과 주한 우즈벡 대사관 역시 양국의 사업 협력이 성사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2022년 11월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 후속으로 출범한 정부 주도의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은 민간 기업의 수주 사업을 양국 정부 간 협력 사업으로 격상시키는 맞춤형 지원을 진행했다. 지원단은 현대로템이 우즈벡 정부 고위급 인사를 대상으로 고속차량 제작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홍보할 수 있도록 정부 간 외교 채널을 가동했다.

이번 수주는 향후 국산 고속차량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내에만 국한됐던 고속차량 제작·운영 실적이 해외로 확장될 경우 추후 국제 입찰 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차량 연구개발부터 함께해 온 국내 128개 부품협력업체들과의 지속 가능한 철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고속차량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적 목표로 착수돼 약 30여 년간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하면서 2조 7000여억 원 이상의 민관 자본이 투입됐다. 특히 '속도 350㎞/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돼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유출 시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 기술을 말한다.

현대로템은 향후 국내는 물론 우즈벡에서의 안정적인 납품과 유지보수 경험을 바탕으로 K-고속철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이뤄낸 고속차량 국산화 성과가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자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국내 KTX-청룡 개통에 이어 우즈벡에서도 국산 고속차량이 현지 시민들의 교통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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