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01:43 (월)
가짜 겸손 벗고 나다움 유지하는 길을 찾다
가짜 겸손 벗고 나다움 유지하는 길을 찾다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6.13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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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넘기기 21
마티아스 뇔케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나를 소모하지 않으려면 겸손으로 무장해야
자신 통제하고 절제하는 젠틀맨의 태도 필요
마티아스 뇔케의 책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책표지.
마티아스 뇔케의 책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책표지.

긍정적인 태도는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고 처신하는 태도는 나쁘지 않으나 그것만을 강조할 경우에는 부작용이 있다. 자칫 모든 일을 개인의 태도 문제로만 볼 우려가 있다. 사회 체제에 문제가 있어도 개인이 긍정적으로 보면 된다는 식은 그 사회를 서서히 병들게 할 수도 있다.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하는 것이지 한 사람의 태도의 전환을 문제 삼는 것은 사회의 문제를 개인에게 짐을 지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하면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면 안 되는 것도 있다. 하다가 포기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 긍정적 태도까지 가세해서 느리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는 사람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있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다른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동화 속 '앞선 쥐가 달려가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줄을 서서 달려가다가 절벽 앞에서 멈출 수 없어서 모조리 강물 속에 빠져 죽는 쥐'를 보고 웃을 일이 아니다.

우리는 강물이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있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성공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무조건적 긍정마인드로 나를 훈련하다가 아, 이건 뭔가 좀 아닌 것 같다는 순간에 마티아스 뇔케의 책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를 읽어 보면 어떨까. 마티아스 뇔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나를 소모하지 않고 좀 더 현명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책장을 넘기다가 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이며 지나간 곳을 발췌하고 편집해서 소개한다.

나를 소모하지 않으려면 필요한 것이 겸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겸손은 사람에게 매우 친화적인 태도이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긴장하지 않는 자세다. 불행이란 너무 일찍 포기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게 아니다. 너무 늦게 포기해도 불행이 발생한다. 겸손하게 사는 사람은 외적인 성공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는다. 한 인간의 가치란 성공과 목표로 측정되는 게 아니다.

겸손한 사람들은 왜 스스로를 낮출까? 그들은 상대가 불편함을 느끼거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을 원치 않는다. 때문에 스스로 뒤로 물러남으로써 상대가 편안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또한 늘 상대와 같은 눈높이에서 말하려 한다. '내가 너보다 더 낫고, 더 강하고,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다. 겸손함은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인 동시에 자의식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인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야 하고, 때로는 유연하게 가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쉼 없이 자기 계발을 하며 스스로를 매니지먼트해야 한다. 빠른 사람들이 느린 사람들을 잡아먹는 세상이다. 끊임없이 서두르는 사람만이 뒤처지지 않는다. 어딜 가도 빠른 것이 대세다. 모든 게 더, 더, 더 빨라야만 한다. 단축되고 압축돼야 하며, 즉시 연결돼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살고 있다. 이에 작가는 빠름의 대세 속에서 대안으로 젠틀맨을 제시한다.

젠틀맨은 이런 흐름과는 다른 삶을 산다. 그들은 걸을 뿐 절대 뛰지 않으니까.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압박을 받지도 않는다. 주변으로부터 관심을 끌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의 내적인 가치를 이미 그들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그 누구에게 확신을 심어줄 필요도 없으며, 존경받기 위해 탁월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들에게는 자신이 정한 만족스러운 위치가 따로 있기에 사회적, 물질적 성공을 위한 전략적인 계획은 중요치 않다. 그들은 누군가를 이용하거나 버리지 않는다.

작가는 젠틀맨이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이상이라고 말한다. 젠틀맨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작가도 밝히고 있다.

젠틀맨은 자신의 감정이 제멋대로 표출되도록 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타인이 지배하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다. 항상 세련되게 거리를 둔다. 그들은 적당하게 다정하고 적절한 친절을 베푼다. 상대를 배려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적인 감정으로 상대를 괴롭히지 않는다. 자랑하고 싶은 감정을 절제한다는 것은 자신을 통제하고 사려 깊게 행동한다는 뜻이다.

작가는 또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은 부수적인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이들은 평온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너무 많은 약속을 남발하거나 장담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과소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기대 이상을 해내는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고 한다. 어떤 일이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성사됐다면 아주 많은 도파민이 분비된다.

작가는 가짜 겸손보다는 차라리 떠버리가 낫다고 한다. 세상의 분위기에 휩쓸려 겸손한 가짜 겸손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겸손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배려에서 나오는 것이다. 참다운 삶을 규정하기는 참으로 어렵지만 그래도 참다운 삶을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살고 싶을 때 마티아스 뇔케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대하여'를 참고한다면 가짜 겸손이 아닌 진짜 겸손한 태도로 '나다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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