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13:35 (금)
밀양 양반나무 단장 대추
밀양 양반나무 단장 대추
  • 경남매일
  • 승인 2024.06.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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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밀양 단장면하면 대추가 연상되리만큼 대표적 특산물이다. 이 대추는 삼국시대에도 있었던 과일이며 고려 때에는 영(令)으로 재배가 권장된 과수의 하나였으며 진상품목에도 올라 있다. 따라서 '대추3개로 한 끼 요기를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약재나 과실 외에 구황식물 및 군량으로서도 비중이 컸다.

그런데, 이 대추는 고문헌을 보면 주로 대조(大棗)라고 쓰여 있다. 고려말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 길재(吉再)와 함께 삼은(三隱)의 한 사람인 목은(牧隱)이색(李穡 1328 ~ 1396)의 '목은집(牧隱集)'과 조선 중기 문신인 허균(許筠, 1569~1618년)이 집필한 '성소부부고(惺所覆?藁)' 제26권 '도문대작(屠門大嚼)' 등 대부분의 고문헌에 대추를 대조(大棗)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조(棗)자는 가시 조자를 아래위로 겹쳐 놓은 것으로 가시가 많은 나무라는 뜻이다. 이 대추나무 가시를 '棗枝荊棘如衛國 (조지형극여위국)대추나무 가시는 나라를 지키는 방위망 같다'라고도 한다. 이렇게 대추나무는 대표적인 가시나무였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를 벽조목(霹棗木)이라 했는데, 부적을 만들어 지니고 다니면 모든 병마에서 지켜준다고 믿었던 것이다. 어쨌든 대추는 이 대조(大棗)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봄이 되어도 아주 늦게 잎이 나오기 때문에 양반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추가 중요한 과수로 풍산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즉 조혼수(棗婚樹)라는 민속도 있다. 이는 정월 대보름날과 오월 단옷날에 대추나무의 줄기가 양 갈래로 갈라진 틈에 돌을 끼워주는 것이다. 이를 대추나무 시집보내면 대추가 많이 열린다는 기원이었던 것이다.

대추는 향수로도 사용됐다. 중국 당(唐)나라 맹선(孟詵)이 편찬한 '식료본초(食療本草)'에는 '대추를 계심 (桂心 : 계피<桂皮>의 껍데기를 깎고 남은 속의 얇은 부분<部分>)·백과인 (白瓜仁 흰빛깔의 오이씨)·소나무 껍질과 함께 환을 만들어 오래 먹으면 몸에 향기가 나고 옷에도 향기를 나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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