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3 03:31 (토)
달아공원에서 - 이달균
달아공원에서 - 이달균
  • 경남매일
  • 승인 2024.06.06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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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화가의 부음訃音을 들었습니다
코끼리 어금니를 닮았다는 바닷가
내 안의 나이테를 헤며 가만히 걸어봅니다

딱히 추억할 일도, 버려야 할 무엇도 없이
적막에 기대어 이름 불러보지만
세월은 너무 견고하여 몰입은 쉽지 않네요

안개인가 어스름인가 섬들 지워지고
둔탁한 생각들이 발끝으로 밀려날 때
태양은 시한부로 지는지 붉음을 더해가네요

바람의 반대편으로 이주하는 새들은
비진도 어느 깃 접을 숲이나 봐두었는지
선두의 힘찬 날갯짓이 이른 밤을 재촉합니다

해진 마음이야 이쯤에서 기워야겠지만
밀물의 거리를 재는 달빛이 밀려들어

일몰은 늘 하는 일인 양 어둠을 불러옵니다

시인 약력

어제 한 화가의 부음訃音을 들었습니다코끼리 어금니를 닮았다는 바닷가내 안의 나이테를 헤며 가만히 걸어봅니다딱히 추억할 일도 버려야 할 무엇도 없이적막에 기대어 이름 불러보지만세월은 너무 견고하여 몰입은 쉽지 않네요

1987년 시집 『남해행』과 무크 《지평》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열도의 등뼈』『늙은 사자』 『문자의 파편 말뚝이 가라사대 장롱의 말』 시·사진집 『탑,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등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조운문학상, 오늘의시조문학상 등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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