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19:10 (월)
물감은 사랑을 타고 예술혼에 젖다
물감은 사랑을 타고 예술혼에 젖다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6.02 2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감사랑' 제14회 3인 정기전
3인 3색 화폭 이야기 힐링 만끽
그리움·생명의 모색 속으로

마음이 복잡할 때 무엇을 하는가? 어떤 이는 산책을 한다. 또 어떤 이는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본다. 요즘에는 그림을 구매해서 집에 걸어두고 감상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추세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거나 영감을 얻고 싶을 때 갤러리에서 그림을 보는 것도 좋다. 가까운 김해향교 갤러리나무에서는 전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연화사와 북문을 거쳐 향교를 들러 전시회를 보면 금상첨화다.

갤러리나무에서 제14회 정기전 '물감사랑' 전시회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열었다. 동인 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나무(김해유림회관 1층)에서 지난 31일 오후 4시에 들러 주숙영 작가와 한희숙 작가를 만났다. 김윤정 작가는 따로 연락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3인의 동인 작품 전시인 만큼 1인 1작품을 바탕으로 해, 작품의 배경과 작가의 소신과 작업세계 등을 소개한다.

▶한희숙 작가의 '그리움'

한희숙 작가 '그리움'.
한희숙 작가 '그리움'.

색감이 좋고 물감 번짐이 좋아 시작한 그림이 수채화라는 한희숙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으로 힐링하기도 한다고 했다. 한 작가('그리움' 작품)의 남편의 고향이 장흥이다. 고향 바닷가를 늘 그리워하는 남편의 마음이 한 작가에도 전이됐다. 그래서 장흥 바닷가 배를 그린다. 바닷가에 정박한 배를, 열심히 일하면서 밀려오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매개체로 표현했다. 그림을 그리며 바다의 색감을 느끼고 그 속에 하루의 활기찬 시작과 마침을 넣어봤다. 그림을 그리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려고 한다.

수채화를 그릴 때마다 늘 새롭기도 하고, 물감의 번짐에서 오는 표현의 결과에서 감성이 가득채워진다. 한 작가는 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자주 접하지 않은 자연을 느끼고자 그림을 시작했다. 일 년을 준비해 온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성장해 가는 것이 스스로 대견스럽다. 처음 소재를 고를 땐 시간이 좀 걸린다. 그림을 그릴 때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색의 번짐이다.

한희숙 작가
한희숙 작가

소재와 색감은 작업 시작의 첫 물감의 퍼짐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다소 의도와 다를 때도 있다. 원하는 색감이 나오면 덧칠은 안 하는 편이다. 자연을 소재로 삼아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김윤정 작가의 '고래'

김윤정 작가 '고래'.

학창 시절 그림을 그렸지만 예술을 본업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시기라 다른 길을 한참 돌아왔다. 원하는 것을 해 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을 다시 시작한 지 25년이 지났다.

작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언제나 사람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생명, 탄생, 성장, 죽음 등. 물방울은 생명과 탄생을 의미한다. 픽셀들은 성장과 죽음의 과정을 상징한다. 단순한 순서에도 불구하고 수 없는 고뇌와 선택에 알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 삶의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고래'는 깊고 넓은 바다를 향유한다. 인간이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동물 중에 하나다. 이들의 사냥법이나 생태를 보면 꽤나 협동적이고 체계적이다. 그러나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생태환경이다. 인간이 얽혀 살아가며 이상을 추구하고 완성해 가는 모습을 고래에 비유해 표현했다.

좌표는 이상향에 대한 좌표다. 중점을 둔 부분은 아랫부분에 뒤엉켜 있는 고래 형태의 픽셀이다. 경쟁과 화합이 경계 없이 뒤섞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김윤정 작가
김윤정 작가

동인 활동은 소중하다. 그림 창작 활동은 사람 없이는 새로운 창작에너지를 내기가 어려워 작가들과의 교류는 소중하다. 작가들과 함께 에너지를 사회에 함께 전달할 수 있어서 의미 있고 소중하다. 미술 분야는 변화가 많아, 작가들뿐 아니라 관람객도 광범위해진 미술세계를 접할 수 있다. 인맥이나 자산적 배경이 아닌 소신과 새로운 창작물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 창작자로서의 중요한 책임을 느끼고 고민하며 매진하고 싶다.

앞으로는 표현해 온 물방울과 픽셀들의 조화에 집중해 볼 생각이다. 둘의 조화에서 전달 시너지가 더 나을듯하다.

▶주숙영 작가의 '겨울풍경'

주숙영 작가 '겨울풍경'.
주숙영 작가 '겨울풍경'.

이 그림은 지난 2022년 여름이 무더워서 시원한 풍경을 앨범에서 찾아내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서 붓끝의 시원함을 느꼈다. 여행지에서 사진 찍었던 장소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을 그려보면서 그 시간을 되돌려 봤다. 겨울의 덕유산은 무서운 추위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곤돌라를 타고 가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가진 산이다. 여름의 싱그러움을 품고 있는 겨울 덕유산의 모습을 그려봤다. 그림을 그리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바빠서 놓쳤던 그리움, 아름다움, 신비로움, 생명력 등을 찾아간다.

주 작가는 지내동 '아트갤러리'의 개인작업실에서 1년 정도 작업했다. 2년째부터는 본격적으로 간판 사업자등록증을 내면서 공간대여 및 수채화 수강생을 모집해 수업하고 있다. '아트갤러리'(분성로727번길 8-23)에 작품실 공간대여를 원하거나 성인 수채화 수업이나, 개인 작업실을 원하거나 그림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왔으면 한다.

주 작가는 지난해부터 책 형태나 종이 형태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요즘은 수채화를 멋지게 잘 그리는 사람이 많아서 '주숙영'하면 떠오르는 말이 '아! 그 작가는 책 소재로 또는 종이의 질감을 잘 표현하는 작가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한다.

주 작가는 지금까지 그림을 그릴 때 소극적이라 대담한 색을 사용하지 못했다. 전시 후에 늘 과감하게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는 후회를 한다. 앞으로 정형화된 그림이 아닌 개성 있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했다.

주숙영 작가
주숙영 작가

3인은 3색의 물감을 통해 작업을 하고 전시하고 서로가 성장을 한다. 서로는 서로에게 날개가 된다. 동인전을 할 때 모여서 작품을 걸고, 또 새로운 기법을 추구한다. 함께라서 서로가 버팀목이 돼 오래 같이 갈 수 있다. 3인의 예술세계가 빛나는 다음 작품 전시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