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16:16 (목)
어떤 자리 - 최 미 연
어떤 자리 - 최 미 연
  • 경남매일
  • 승인 2024.05.28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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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 담아 둔 끈적한 것들을 끄집어내자
묵은 것들이 누런 허물을 벗습니다
다시 돌아가라면 청춘도 극구 사양하겠습니다
당신은 가난을 데리고 굴뚝 뒤 숨어 
입 틀어막고 숨바꼭질 경험이 있습니까
멀겋게 탄 병을 까맣게 흔들어 깨운 적 있습니 까

빈손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 
슬며시 다가와 주머니 속에 슬쩍 집어주던
친정엄마의 물기 젖은 손을 차마 뿌리치지 못 했던 
그 내면의 깊이를 어디까지 읽을 수 있을까요

얇은 봉투는 학비에 병원비 농사철까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발길질합니다
맏이 자리가 축구 봉인지
맘대로 차도 되는 공으로 여겼는지
구르는 재주는 어디까지일까요
오죽하면 토를 달지 못했던 세월이 지났습니 다
뒤죽박죽 뒤엉킨 실타래 매듭으로 남아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실까요

속에 담아 둔 끈적한 것들을 끄집어내자묵은 것들이 누런 허물을 벗습니다다시 돌아가라면 청춘도 극구 사양하겠습니다당신은 가난을 데리고 굴뚝 뒤 숨어입 틀어막고 숨바꼭질 경험이 있습니까멀겋게 탄 병을 까맣게 흔들어 깨운 적 있습니까빈손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슬며시 다가와 주머니 속에 슬쩍 집어주던친정엄마의 물기 젖은 손을 차마 뿌리치지 못했던그 내면의 깊이를 어디까지 읽을 수 있을까요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8년)
가야문화진흥회 회원 
김해문인협회 회원
장유문학회 회원
벼리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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