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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서방고기라 불리는 '딱돔'의 참 맛
샛서방고기라 불리는 '딱돔'의 참 맛
  • 경남매일
  • 승인 2024.05.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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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통영에 가면 '꾸돔'이라 불리는 '딱돔' 맛을 볼 수가 있다. 이 '딱돔'은 서·남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딱돔'은 농어목, 히스돔(Hae-mulidae)과 생선으로 몸 색깔은 회갈색 바탕으로 머리에서 꼬리까지 넓은 갈색 줄무늬가 있다. 돔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듯 '딱돔'은 도미의 일종인데, 돔의 특징처럼 대체로 지느러미와 비늘이 강하고 가시가 억세다.

'꽃돔'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표준명은 '군평선이(Ha-palogenys mucronatus)'이다. '군평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야사(野史)가 있다. 이순신 장군이 정읍현감(종6품)에서 전라좌수사(정3품)으로 영전되어 여수로 부임했을 때, 어느 날 아침 조반상 위에 생선이 올라왔는데 맛이 너무 좋아 고기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이름이 없다고 대답하자 시중을 드는 관기(官妓)의 이름이 평선이이니 앞으로 이 고기의 이름을 '평선이'라고 부르라고 하였으며, 구운 고기이니 '군평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이 고기의 이름은 지방마다 제각각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 '별명부자'라 할 정도로 이름이 많다.

경남에서는 꾸돔, 전남에서는 쌕쌕이라고 불린다. 전남 여수에서는 아름답게 생겼다고 하여 꽃돔, 맛이 좋아 본 남편에게는 아까워서 안 주고 샛서방에게만 몰래 차려준다고 하여 샛서방고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영어권에서는 불만에 찬 입 모양을 가지고 있다 하여 불평 소리라는 뜻의 'grunt'라고 불리기도 하며, 턱밑에 작은 수염을 갖고 있다 하여 'belted beard grunt'라고 불린다.

크기가 작지만 살이 탄탄하여 횟감으로도 일품이다. 얼게빗등어리, 챈빗등이, 딱때기, 쎅쎅이, 꽃돔, 꾸돔 등으로도 부르며, 뼈가 매우 억세고 거칠어 흔히 딱돔, 닭돔이라고도 부른다.

얼게빗등어리(전남 벌교), 챈빗등이, 딱때기(전남 법성포), 쎅쎅이(전남 고흥), 꾸돔(통영군) 등으로 불리며 뼈가 매우 억세고 거칠어 흔히 딱돔, 닭돔이라 불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포획된다.

몸은 27㎝ 안팎으로 길며, 높고 옆으로 납작하다. 극조(棘條, 단단하고 끝이 날카로운 등지느러미 살)의 제3가시가 가장 크고 강하다. 몸은 황갈색 바탕에 너비가 넓은 6개의 암갈색 무늬가 있다. 바닷모래 갯벌 지역에 무리를 지어 서식하며 저서성 무척추동물을 먹고 산다. 4∼8월에 연안에 산란한다. 서해와 남해에 출현하며, 일본 남부, 동중국해, 대만(타이완) 등에 분포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잡힌다. 소금구이, 찜, 조림 등으로 이용한다.

딱돔은 생김새가 우락부락하게 생겨 별맛이 없어 보이지만 먹어 보면 삼삼하고 담백하다. 깊은 물 속에 살아 뼈와 가시가 딱딱하여 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수에서는 굴비보다 더 값지게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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