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20:12 (수)
의령 고 전수악 여사 추모비 최종 완공
의령 고 전수악 여사 추모비 최종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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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2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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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어린이 구한 의사자
의사자 추모 기념사업 선정돼
1977년 건립 기존 추모비 새단장
의령군 용덕면 용덕초등학교 교정에 건립된 고 전수악 여사 추모비.
의령군 용덕면 용덕초등학교 교정에 건립된 고 전수악 여사 추모비.

"여기 사랑과 희생의 불꽃 치솟는 숭고한 인간애가 있다. 1977년 5월 18일 장봇짐 팽개치고 뛰어들어 물에 빠진 어린 목숨은 구하고 운곡천 푸른 물속으로 숨져 간 전수악 여사의 거룩한 정신은 영원한 횃불 돼 천추에 길이 빛나리라."(추모비에 새겨진 글)

의령군은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하고 본인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고 전수악 여사의 추모비를 최종 완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의령군 용덕면 용덕초등학교에 건립된 추모비는 얼굴 부조상과 추모 벽으로 건립했다.

전 씨는 지난 1977년 5월 18일 의령군 용덕면 운곡천에서 물놀이하던 국민학교 1학년 학생 2명이 급류에 떠내려가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32세로 1남 3녀의 엄마였던 전 씨는 의령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비명 소리를 듣고 바로 하천에 뛰어들어 1명을 구조한 뒤 다른 1명을 구하다가 함께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당시 지역에서는 각 기관장과 학생, 지역주민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치러졌고 전 씨의 추모비가 용덕초등학교에 건립되는 등 추모 열기가 고조됐다. 하지만 세월의 풍파 속에 추모비는 녹슬어 갔고, 학교에 담장이 설치되는 바람에 추모비는 가려져 사람들은 먼발치서 '신사임당 동상'으로 짐작할 뿐 기억 속에 잊혀 갔다.

새로운 물꼬는 오태완 군수가 텄다. 오 군수는 보훈 정책 업무 보고 자리에서 "전수악 여사는 헌신과 희생의 표본"이라며 "의령군 유일한 의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충의의 고장에 걸맞게 예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령군은 의사자 1인당 300만 원이 지원되는 의사자 추모 기념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로 얼굴 부조상과 추모벽 설치를 이달에 완료했다.

애초 기존 추모비가 있어 사업 대상에 제외됐지만 전 씨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담은 추모비를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새로 단장하겠다는 의령군 뜻에 보건복지부가 동의하며 국비 지원이 이뤄졌다.

숨은 주역도 있다. 의령군청 사회복지과 하종성 팀장은 지난 2006년 용덕면사무소 근무 당시 전 씨가 의사자로 인정받고 유족에게 보상금과 의료급여 등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용덕면 주민들은 전 씨의 추모사업 추진을 적극 환영했다. 용덕면 주민들은 1977년 12월 추모비를 처음 건립할 때 모금 운동을 벌일 정도로 사고를 안타까워했다. 주민들은 전 씨를 곧은 행실과 바른 품성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했다.

지난 10일 용덕면민 체육대회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김순연(77) 어르신은 "수악이는 정말로 착한 사람이었다. 좋은 친구 좋은 부모 좋은 이웃 이었다"며 "새미(빨래터)에서 이웃 빨래를 도맡아하고, 시부모 종기(피부 염증 질환)를 입으로 빨며 모시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해수(67) 씨는 "비가 많이 와 마을 앞 도랑에 물이 차면 학생들을 일일이 업어서 등하교시켰다"며 "똥도 버릴 게 없는 사람이고 너무 착해서 명이 짧다고 다들 그랬다. 10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롭게 살았는데 자식 낳고 살만하니 그런 변고를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전 씨의 자녀들은 의령군과 용덕면 주민들께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장남 여상호(55) 씨는 "어머니 얼굴을 이렇게 볼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잊혔다고 생각했는데 새단장해 정말 잘 꾸며주셨다"며 "어머니처럼 용덕 주민은 물론이고 남에게 도움 되는 사람으로 앞으로 인생을 살아 가겠다"고 말했다.

당시 생존 학생이었던 전 씨(55)는 의령군과의 통화에서 "유가족께 평생 아픔을 안겨드려 너무 죄송하다. 고인의 은혜를 갚을 수 없지만 열심히 살면서 봉사하고 기억 하겠다"며 "특별히 의사자 지정에 애써주신 의령군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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