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1 10:19 (일)
"책 한 권 놓고 함께 지혜 숲 가꾸어요"
"책 한 권 놓고 함께 지혜 숲 가꾸어요"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5.27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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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 김은숙 대표
('사람과 책 이음지음')
책 읽고 토론 후 글쓰기 마무리
생각 확장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
김은숙 '사람과 책 이음지음' 대표.
김은숙 '사람과 책 이음지음' 대표.

바칼로레아 선발 시험이 있는 프랑스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 그 시험이 있다면 책 읽는 문화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입시용 읽기가 아니라 충분한 토론과 쓰기를 통해서 자신만의 사유를 펼쳐나갈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고, 토론 후에 글쓰기까지 연계하는 일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 읽기와 토론에만 그칠 경우에 사유의 확장이 펼쳐지다가 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쓰기까지 연계했을 경우에 얻는 것이 많다. 글쓰기는 힐링이다. 글을 쓰면서 풀리지 않는 내적 갈등을 스스로 풀고 치유까지 되고, 정리까지 된다.

'사람과 책 이음지음' 김은숙 대표는 토론과 연계한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평가가 있는 전문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보는 일반적인 글쓰기를 말한다. 표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대표는 살롱문화를 꿈꾼다. 책 한 권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문화가 꽃피기를 꿈꾸는 김 대표를 지난 24일 오후 5시 40분 주촌에 있는 '이음지음' 사무실에서 만났다.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일반 시민에게 보급하고자 하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한 김 대표에게 책과 관련한 여러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책 읽기와 쓰기를 연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전도사로서 시민인문비평서 '종횡무진'을 8호까지 발간했다.

▶'사람과 책 이음지음'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

김해시 작은도서관 독서 동아리 회원들과 '김해의 책'을 읽고 토론하고, 독후 활동의 결과물을 김해 시민이 쓰는 책 '종횡무진'으로 출간한다. 책 쓰기와 관련된 부대활동과 사업 진행하고 있다. 지역 사회 및 마을과 연관해 책 읽기와 책 쓰기 운동과 관련된 콘텐츠 개발하고 보급, 독려하고 도와준다. 지역 시민의 독서 및 출판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제반 활동을 한다.

▶행복한 책 읽기를 위한 이상적인 독서는?

이상적인 독서는 한 권의 책을 여러 명이 같이 읽는 것이 아닐까. 타인과 함께 한 권의 책을 읽고 타인의 생각과 내 생각을 함께 나누고 수렴, 비판하면서 자신의 삶과 연결하고, 글쓰기까지 나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토론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면, 글쓰기는 좀 더 내밀한 작업이다. 혼자 읽었을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점을 곱씹고 깊이 생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자기 안에 또 다른 자기를 발견하고, 타인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일반인들은 독서 후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쉽게 접근할 방법이 있는가?

글쓰기는 특정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표현에 서툴다 보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인다. 잘 써야겠다는 마음과 평가의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을 풀어내는 데 조금 서툴면 어떤가?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어떤 책을 읽든 자기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면 좋겠다. 책이 재밌었다면 재밌게 느껴졌던 점이나 내용, 그렇지 않다면 반대되는 점이나 내용, 그 지점이 자신의 어떤 생각과 어떤 가치관과 맞닿아 있는지, 어떤 경험과 책의 재밌는 부분이 연결되는지 써도 좋다. 지극히 사소한 것이 전체가 되고, 전체의 공통된 생각이 개인과 일치하기도 한다.

▶독서동아리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과 독서동아리를 위한 꿀팁은?

토론을 할 때 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흘러가며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토론할 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개인의 경험이 책 내용의 어떤 지점과 연결되는지 생각하며 말해야 한다. 책과 관련한 주제나 이야기를 한 가지 정해서 토론에 참여해도 좋다. 발제자나 진행자가 준비해 질문을 중심에 두고 내용을 취합하면 풍성한 토론이 될 수 있다.

동아리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다른 동아리 한 팀 혹은 두 팀과 함께 같은 책을 가지고 독서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좋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토론이 훨씬 활기찰 것이다.

장유 팔판 작은도서관에서 이음지음 '누빔' 회원들이 글쓰기 소모임을 하고 있다.
장유 팔판 작은도서관에서 이음지음 '누빔' 회원들이 글쓰기 소모임을 하고 있다.

▶시민들과 독서토론, 글쓰기를 연계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는?

독서의 완성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생각이나 짐작에서 머물고 마는 자신의 변화된 사고를 직접 실천하고 삶에 녹여내는 행위다. 독서의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하는 행위다. 독서 후의 글쓰기가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한다. 책을 함께 읽는 독서동아리가 늘어나고, 그 회원들이 글을 써서 함께 발표하고 감동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지면이 필요하다. 재정이 어려워도 '사람과 책 이음지음'이 8년 동안 '종횡무진'을 발간하고 있는 이유다.

▶이음지음(종횡무진)이 추구하는 것

김해시는 책 읽는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안이나 주택가 주변에 작은 도서관들이 주변 도시들보다 많다. 작은 도서관이 마을 문화의 구심점이 돼 다양한 문화 활동과 '김해시 올해의 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도 한다. 이것을 기반으로 '사람과 책 이음지음'은 김해 시민이 단순히 책을 읽는 독서운동을 넘어 책을 쓰고 출판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도와주고, 구축된 기존 독서 네트워크가 내실을 다지도록 연결하고 확장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이음지음의 '종횡무진' 발간에 보람을 느낄 때는?

'종횡무진' 발간 호를 출판했던 8년 전에는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은 대단했지만 대부분 처음 글을 써보는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쓰는 것과 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꺼렸지만 용기를 내서 꾸준히 '종횡무진'에 실었다. 8년 동안 지속적으로 글을 쓰며, '사람과 책 이음지음'에서 편집위원 활동하는 분도 있다. 글쓰기 소모임에서 꾸준히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는 분들이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2~3년 전부터 '올해 종횡무진 주제가 뭐냐, 언제 원고 모집하냐'고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

▶관련 김해시 정책에 바라는 점?

대부분의 행사를 관에서 주도한다. 독후 활동이나 저자 초청 강좌 등에 독서동아리들이 일률적인 방식으로, 수동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성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면 한다. 독서 관련 정책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기는 매우 어렵다. 김해시 정책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 결과가 수치로 드러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인재육성사업소의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으로 지원된 예산이 양해나 설명도 없이 갑자기 올해부터 사업 자체가 없어졌다. 8년 동안 시민인문비평지 '종횡무진'를 발간해 왔다. 사업이 폐기된 것을 알려주지 않아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에 2024년 '종횡무진'발간 사업과 '찾아가는 독서토론' 사업 기획을 시에 문의하니 사업 자체가 없어졌다는 답변을 들었다. 책도시, 문화 도시를 표방하는 김해시가 시민들이 글을 쓰고, 만드는 '종횡무진'에 대한 지원을 아무 통보도 없이 끊어버렸다. 이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지속적인 사업을 폐기할 경우, 김해시민과 함께 논의의 장을 열고 충분한 설명이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종횡무진' 발간 사업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좋은 사례로써, 타 도시 시민들이 부러워하는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김은숙 대표 프로필

☞ △사람과 책 이음지음 대표 △시민인문비평지 '종횡무진' 출간 △사고력교육센터 지혜의 숲 운영 △김해 동화읽는어른모임(현 (사)어린이책시민연대)창립 △김해지역 학교도서관 실태조사 자료집 발간 △자원활동가 교육 및 학교도서관 프로그램 공유 △김해참교육학부모회 발기인, 회원(2003-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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