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0 04:17 (토)
도자의 세계, '금바다' 상상에 빠지다
도자의 세계, '금바다' 상상에 빠지다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5.26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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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 한중일 도자교류전
동아시아 도자 워크숍 결과보고전
동아시아 '미의식' 주제별 설치
유리 후쿠오카의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 동과 정 테마 전시실
유리 후쿠오카의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 동과 정 테마 전시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관장 최정은) 큐빅하우스에 전시된 작품 앞에서, 작가는 아름다움을 펼치기 위해 자신의 상상력을 어디까지 밀고 나갔는지가 궁금해진다. 흙과 불과 작가의 만남이 상상력 앞에서 날개를 편다. 전시되고 있는 작품 앞에서 관람객도 상상력을 펼쳐야 한다. 상상력의 유희 앞에서 작가의 상상력과 관람객의 상상력이 어떻게 조화롭게 만날 것인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하 클레이아크)은 김해시의 2024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을 기념해 2023년 10월부터 11월, 2024년 3월부터 5월에 각각 한중일 도자문화예술 국제교류워크숍을 개최했다. 한·중·일 역대 동아시아문화도시 및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크워크(공예와 민속예술)분야 선정도시의 도예가 총 14명이 미술관 레지던시에서 상주하며 각자 출신 지역의 도자 문화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제작했고, 그 결과물을 '금바다(金海), 아시아를 두드리다' 展을 통해 선보인다. 이 전시는 클레이아크 큐빅하우스에서 17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홍희주 큐레이터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며 클레이아크 큐빅하우스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했다.

쿠니토 '낙화하는 세포틀'과 임용택 작품. / 조화 테마 전시실
쿠니토 '낙화하는 세포틀'과 임용택 작품. / 조화 테마 전시실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문화교류와 융합, 도시가 가진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 육성, 도시 간 협력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문화적 발전을 장려하고 다양한 문화를 확대 보급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진행한 이번 워크숍은 '도자'를 매개로 각국 참여 작가의 출신 도시 문화에 대한 이해, 재료와 기억에 대한 교류가 이뤄졌고, 이는 모두에게 새로운 영감과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전시는 이와 같은 교류의 결과물인 작품 등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동아시아의 '미의식'에 따라 설치한 점이 특이하다. '평온'을 주제로 한 전시실에서 '조화' 주제 전시실로, '동과 정'의 주제 전시실로 이동하며 관람할 수 있다.

3가지의 주제별 전시실로 이동해 보자. 한중일 작가 14명의 작품을 언급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해 주제별로만 소개한다.

평온 테마 전시실.
평온 테마 전시실.

평온(平穩 Peace) 전시실: (강길순, 이용무, 장링원, 주나야, 마리코 오쿠루) 작품 마음이 조용하고 평안한 상태, 특히 그 어떤 외부의 상황에도 동요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평온함을 느낄 때, 우리는 외부 세계로부터 자유로움을 얻고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나(작가) 자신이 평온의 상태일 때 타인도 편안하게 만들 수 있으며, 정감 있고 친근한 정취를 조성할 수 있다. 부드럽지만 절제의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들은 작가의 깨달음에서 오는 온화한 아름다움이다.

조화 調和 Harmony 전시실: (임용택, 취징, 츠리미츠오, 쿠니토) 작품일상과 비일상의 경계, 억압과 피억압의 경계, 고급함과 저급함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질적인 것들이 뒤섞이면서 이질성은 퇴각하고 진정한 화합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항상 자연과 인간(주체와 객체)을 분리불가한 것으로 생각한 문화적 산물에는 감성과 이성이 상호 융합돼 왔다는 점에서 조화는 한중일 공통의 미의식에 기반을 준다.

큐빅하우스 전시관 관람객들 모습.
큐빅하우스 전시관 관람객들 모습.

여기에 소개되는 상반된 개념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느낌과 같이 스며든다. '통일'이나 '동질화'보다는 각각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상태이다. 외부 세계와 '나'의 어우러짐,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연결과 같이 감성과 이성의 융합을 발견할 수 있다.

쿠니토 작가의 작품 '낙화한 세포틀'이 독특하다. 상상력이 우주까지 날아갔다. '우주에서 지구를 향해 점토를 떨어뜨리면 대기권 진입 시의 압축열에 의해 소성돼 작품의 형태와 색채가 나타나는 것을 상상했다'고 한다.

동動과 정靜 Moverments 전시실: (강효용, 주은영, 가오이평, 후하이잉, 유리 후쿠오카) 작품 기(氣)의 운행, 시간의 운동, 쉼 없이 흐르는 물을 보고 깨닫는 것이 바로 시간과 생명을 체득해 진실로 이해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영원함을 지향하지 않고 변천과 변화 속에 방문한 고양의 한때를 존중하는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세계를 경물(景物)로 구성해서 체험하기보다는 감도는 분위기를 느끼고 경물의 기운을 통해 세계를 맛보는 경험의 방식이다. 사물 상태 속의 대상적 측면보다는 분위기 측면에 주목하고 시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촉각적인 감성에 가까운 것으로 실제로는 기상이나 시기, 향기 등 그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에 총력을 기울인 홍희주 큐레이터는 '한중일 3국 교류 워크숍 과정은 짧았으나 작가들 간의 교류는 즐겁고 따뜻했다. 교류 결과의 성과물인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아울러 각 지역 도자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전시가 되도록 고심했다'고 했다.

최정은 관장은 '동아시아 도자교류전이 매우 뜻깊은 것은, 한국, 중국, 일본 도예가들이 지난해부터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창작센터 함께 모여서 서로 교감하며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제작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고 하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한중일 공예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동아시아의 정서와 철학에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의미 있는 국제교류 사업들을 통해 김해의 공예문화산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지역 도예가, 공예가들을 국내외에 소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클레이아크가 야심 차게 기획한 '금바다 (金海), 아시아를 두드리다' 전시는 일회성 감상으로는 역부족이다. 한중일의 14명의 작가의 작품 앞에서 아름다움이 어떻게 상상력과 만나서 유희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나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클레이아크 큐빅하우스의 한중일의 도자 작품들을 만나며 내 속에 있는 아름다움도 함께 만나 보면 어떨까. 여럿이 함께 가도 좋지만 혼자 가면 더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뜨겁게 불타서 사랑이 된 흔적들을 고요하게 만나 가슴으로 들어오게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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