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 23:53 (금)
꿈은 인간의식의 진화에 무슨 역할 하나
꿈은 인간의식의 진화에 무슨 역할 하나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5.23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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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넘기기 19
제멋대로인 현상 이해에 심오한 내적 여행이 필요
꿈은 갈수록 더 눈부신 뜻밖의 사실을 알려줄 것
싯다르타 히베이루의 책 '꿈의 인문학' 책표지.
싯다르타 히베이루의 책 '꿈의 인문학' 책표지.

우리는 매일 꿈을 꾼다. 꿈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자고 일어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꿈은 참으로 신기하다. 어떻게 매일 꿈을 꿀까?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이 생생하게 나타나서 말을 걸고, 각본을 짠 적이 없는 서사가 펼쳐진다. 신기한 보물창고 같다. 그러나 악몽을 꾸는 사람은 눈을 감기가 무섭다. 도망치고 잡히고 싸우고, 누군가가 뒤쫓아오는 섬뜩한 꿈으로 밤을 보내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꿈이 생생하게 잘 맞아서 꿈 노트를 만들어서 적고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는가? 꿈을 꾸고 꿈해몽을 찾아본 적은? 한마디로 설명이 불가능한 이 꿈이란 무엇이고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연구는 어디까지 왔는지, 꿈에 대한 총체적 역사와 인문학적 이야기와 연구까지 궁금하다면 싯다르타 히베이루의 책 '꿈의 인문학'을 읽어보길 권한다. 꿈의 인문학의 바다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싯다르타 히베이루는 '꿈의 인문학' 18장 '꿈과 운명'에서 '시공간과 우주에 있는 사물의 존재 그 자체처럼 불가사의하고 제멋대로인 현상을 이해하려면 은하계 여행뿐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한 내적 여행이 필요할 수도 있다. 두려움 없는 귀추법으로 아찔한 의식의 심연을 향해 내면을 들여다보면 현미경과 망원경의 렌즈를 통해 바깥을 내다볼 때만큼 흥미로운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꿈은 갈수록 더 눈부신 뜻밖의 사실을 알려줄 것이다'라고 한다.

18장으로 이뤄진 이 책 내용은 정신분석적인 부분과 꿈의 생화학이나 진화, 기억, 예언 등 아주 다양하게 꿈의 전체적인 것을 총망라한다. 다음은 책을 읽어가면서 마음에 꼽히는 부분들을 맛보기로 발췌했다.

꿈은 기억의 조각으로 구성된 현실의 모조품이다. 꿈의 실체는 무엇일까? 꿈은 어디에 쓰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꿈이 어떻게 시작했고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꿈의 발생과 가장 오래된 역사의 증거를 살펴보려면 문명의 시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프로이트는 꿈을 해석하려면 먼저 꿈꾼 사람의 주관적 경험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깨어있는 동안 겪은 일에 대한 기억이 꿈을 구성하는 뼈대가 된다고 말했다. -1장 '왜 우리는 꿈을 꾸는가'-

꿈은 신체의 외부 세계의 경계에서 감각적인 이미지들이 최초로 형성되는 느리고 점진적인 학습 과정으로, 어쩌면 이 과정은 엄마의 자궁에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산만하기만 한 이 인상들은 동굴 깊은 곳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드리우며 외부 세계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살아 있는 나를 아주 조금씩 찾아간다.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는 동안 꿈은 새로움과 기대로 채워진 유년의 경험을 반영한다. -5장 '최초의 이미지'-

말, 아이디어, 생각, 개념이란 무엇일까? 이 용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은 모두 기억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인지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세상과의 만남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는 신경회로를 변화시킨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이야기,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생각,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사회적으로 복제되는 아이디어는 모두 그것을 머릿속에 보유하는 우리의 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러한 기억의 집단화를 설명하기 위해 밈(meme)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밈은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인상을 주고 같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장려하는 행동, 즉 말과 그 밖의 행위를 뜻한다. 밈은 '문화적 유전자다'. -11장 '유전자와 밈'-

꿈은 생리학적 구성체이자 욕망의 나침판이 제공하는 확고한 지침에 따라 기억이 활성화되는 특정한 궤적이지만, 활기차거나 뭉클하거나 아름다운 일련의 이미지들을 매번 만들어낼 수는 없다. 각각의 꿈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시험이고 표현의 가능성이기 때문에 첫 이미지에서 실패하거나 첫 장면에서 휘청이거나 의미의 대성당을 쌓을 때까지 역동적인 생성 과정에서 계속될 수 있다. 불완전하고 흐릿한 이미지부터 부서지는 그림자, 댄스, 충격과 후회를 불러올 수 있는 고통스러운 연상, 그리고 내면의 삶에 관한 진실한 자전적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감정과 깊이 공명하고 정서적으로 잘 들어맞는 세부 사항이 꽉 채워진 짜임새 있는 플롯까지 자유자재로 변주될 수 있다. -13장 '렘수면 중에는 꿈을 꾸고 있지 않다?', '꿈의 기술'-

고인과 가장 가깝던 사람들이 며칠,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그 사람에 대한 꿈을 꾸지 못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일은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들의 정신세계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며, 종종 고인과 관련된 기억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억압하게 한다. 그러나 억압한 것은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상황이 진행되는 동안, 실제든 상징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꿈은 사별하거나 헤어진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거나 결산할 기회를 준다. '조고 드 세나' 다큐멘터리에서 한 어머니는 살해당한 아들이 꿈에 나타나 '나는 이제 천사가 됐으니 행복하라'고 하는 말에 5년간의 애도를 끝냈다고 설명한다. -14장 '욕망, 감정 그리고 악몽', '애도의 끝'-

자연계의 동물은 항상 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죽지 않기, 먹기 위해 무언가를 죽이기, 번식하기, 이처럼 하루하루가 전쟁이고 중요한 문제가 늘 같은 주제로 변주되는 혹독한 환경에서 꿈은 행동을 현실로 옮기기 전에 미리 시험해 볼 수 있는 수면의 부가 기능으로 진화했다. 정말 위험한 극한의 상황에서 꿈은 죽음에서 탈출하는 생명의 창조자다. 그러나 사회를 살아가며 생존을 위한 물질적 환경을 제공받는 인간에게 이 세 가지 중요한 문제는 수천 가지의 잡다한 골칫거리와 제약, 좌절된 욕구로 대체된다. 이런 환경에서 꿈은 동시에 짜맞춰진 여러 개의 퍼즐 조각들처럼 몇 겹이고 덧대어 쓴 서사로 인해 훨씬 더 애매하고 복잡한 구조가 된다. 이것은 경험에 얽혀 있는 다양한 서사의 가닥들을 분리하고 해석할 필요성을 증가시킬 뿐이다. -16장 '죽은자에 대한 그리움'-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우리의 의식은 결국 어디로 갈까? 자각몽은 새로운 인간 정신의 배아가 될 수 있을까? 수많은 문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상들과의 만남은 이 단계에서 불가능한 경험 중 하나일 뿐이다. 내면으로서 움직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네 개의 차원 너머에 여러 차원이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처럼 오늘날 수학적으로만 표현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자각적 직감을 통해 과학적 발견을 위한 공간을 창출한다. -18장 '꿈과 운명'-

싯다르타 히베이루는 '이 책의 격려를 받아 일어나기 전에 몇 분 더 침대에 머물며 깊은 내면으로 여행을 기억하고 자세히 기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기 성찰' 초대장을 내미는 작가의 손을 잡을 것인지, 그것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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